오늘부터 시작되는 임시국회는 단독국회라는 데 문제가 있다. 개혁정치를 표방한 2000년대의 국회가 날치기라는 구시대적 수법으로 개혁정치가 멍든 위에 이번에는 민생법안처리라는 명분을 내걸고 여당이 자민련의 협조를 얻어 단독국회를 열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현대사태 등 새로이 경제위기를 맞을 수도 있는 고비에 서 있다. 화급을 요하는 약사법 개정외에도 금융지주회사법, 국민연금법 개정안, 추경예산 등 민생을 위한 안건을 처리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런데 국회는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물론 원론적으로도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는 여당이 져야 한다. 더욱이 이번의 경우는 여당이 날치기를 한 때문이 아닌가. 날치기를 해놓고 날치기가 아니다고 우겨서야 되겠는가. 그리고 야당이 대통령의 말을 '사과로 간주한다'는 화해제스처를 썼는데도 여당이 굳이 이는 '사과가 아니다'고 찬물을 끼얹을 필요가 있는가. 국민의 눈에는 과잉 충성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회의 정상화가 먼저인가 개인의 충성표시가 먼저인가.
여당같은 야당, 야당같은 여당이라는 말은 야에도 좋은 말이 아니지만 특히 여에는 결정적으로 나쁜 말임을 알아야 한다. "무슨 야당이 이러냐"는 야당의 비판소리는 새로운 정치스타일로 변명 될 수 있지만 "여당이라면 다소 손해를 볼 각오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여당의 자성론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 여당의 잘못으로 되기 때문이다. 국민이 바라는 상생의 정치가 무엇인가. 대화와 타협만이 상생의 정치를 낳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완승주의로는 결코 상생의 정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특히 여당은 날치기 한 것만도 큰 잘못인데 기다 단독국회마저 강행 하고 있다. 이는 너무 자만에 빠진 행동이 아닌가. 왜 그렇게 날치기에 대한 사과에 인색한가. 소위 밀약설 하나로 날치기가 정당화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문제를 어느정도 호도할 수는 있을 지 모르나 근본적으로 다른 차원이다. 밀약설은 한나라당과 자민련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인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날치기도 좋다는 논리로 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다행히 의약분업관계로 말썽이 일고 있는 약사법개정에 대해서는 여야간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이라는 명분으로 여당의 단독처리를 저지 않겠다는 야당의 입장표명이 있고 보면 아직 완전히 합의국회의 소지가 사라진 것은 아닌 것 같아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한다. 국민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 여당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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