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회화, 조각, 설치 작업 등 계속 영역을 확장해 온 미술이 이제 소리를 아우르고 있다. 서구의 작가들은 종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소리'를 작품에 부수적으로 활용하다가 점차 주요 부분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운드 아트(SOUND ART)'라는 용어가 일반화되고 있다.
'사운드 아트'는 믹스 미디어, 인스털레이션(설치), 퍼포먼스, 테크놀로지 아트, 미디어 아트 등과 함께 소리(音)를 복합적으로 표현하거나 음을 제시하지 않고 감상자의 청취행위로 작품을 성립시키는 등 소리와 관련있는 예술행위를 말한다. 막연하게 규정되는 '사운드 아트'라는 말은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불분명하나 80년대 중반부터 빈번히 사용되기 시작했다. 악보로 표현할 수 있는 멜로디 음을 떠나 자연음에서 전자음까지 무정형적 소리를 모두 사용하는 '사운드 아트'는 80년대 설치미술과 음을 결합하는 작가들, 퍼포먼스와 음을 연결하는 작가들 등 소리의 활용 경향에 따른 다양한 유파를 형성시켰다.
90년대 들어 '사운드 아트'는 정치사회적 격변의 영향을 받으면서 베를린 장벽의 경고음과 헬리콥터의 소음, 미국과 소련의 대화를 상징한 작품들이 나타나는 등 사회성을 띠기 시작하면서 기법과 기술도 비약적으로 세련돼 갔다. 독일의 카르스틴 니콜라이는 두 개의 저음역 스피커에서 음파를 증폭시켜 그 파동에 의해 용기에 담긴 물을 진동시키는 작품을 발표하는가 하면 일본의 이케다 료지는 음의 반사가 전혀 없고 외부와 단절된 폐쇄공간 속에서 소리를 체험케 하는 작품을 표현했다.
'사운드 아트'는 미국과 유럽 등 서구를 중심으로 러시아,체코,헝가리 등 동구권 국가, 일본 등지에서 성행하고 있으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에서는 뚜렷한 사운드 아트의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내 역시 미디어 아트 계열의 작가가 미미하게 소리를 사용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사운드 아티스트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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