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약분업 첫날부터 대혼란

1일 본격적인 의약분업이 시작됐지만 병·의원과 약국의 준비 부족으로 첫날부터 환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대구지역 13개 종합병원과 1천여 병·의원 등은 이날 오전부터 일제히 원외처방전을 발급했다. 그러나 상당수 약국이 처방약을 완비하지 못해 환자들이 약을 구하기 위해 이 약국 저약국으로 돌아다니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이로인해 이날 오후부터 지역 종합병원에는 약국을 전전하다 병원으로 되돌아 오는 환자들이 속출했으며, "더 이상 조제할 수 없다"는 병원측에 항의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또 약국에 약이 없는 경우 병원의 간호사가 약을 가져와 약국에 전달해 조제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환자들도 처방약이 준비가 된 대형 약국으로만 몰려 혼잡을 빚었으나, 동네 약국은 오히려 한산한 모습이었다.

동네의원들은 일부 집단 휴가를 떠나거나, 구하기 어려운 약을 처방하는 등 의약 분업에 비협조적인 모습도 나타내 환자들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의약분업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부족해 일부 환자들은 의약분업 시행 사실을 모르고 병원의 원외처방전 발급에 항의하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고 수납한 다음 다시 약국을 찾아야 하는 복잡한 절차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다.

이날 오전 대구 동산병원을 찾은 정모(68) 할아버지는 "처방료 등 1만4천원을 병원에 내고, 약국에 가서 약값을 또 내는 법이 어디 있느냐! 7년간 이 병원에 다녔는데 이럴 순 없다"며 병원 외래조제실 앞에서 소동을 벌였다.

한편 일부 지역 개원의들이 파업 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대구시와 경북도 의사회는 재폐업을 일단 유보키로 했다. 대구시의사회는 31일 오후 구·군의사회 회장단 및 상임이사 연석회의를 갖고 여건이 조성될 때까지 재폐업을 유보하고 향후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경찰과 구·군청, 보건소 등 관계 기관에서는 지역 의사회 간부들을 상대로 의사들의 재폐업을 막기 위한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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