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여당단독으로 열린 국회 본회의는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의 일정 때문에 본회의 개의시각을 두 차례나 조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김 명예총재는 이날 여당이 단독으로 약사법 처리를 위해 국회를 열자 일본에서 일시 귀국했다. 김 명예총재는 지난달 28일부터 한·일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중이었다. 마침 오후 2시에 개의될 예정이던 본회의도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오후 5시 이후로 연기됐다.
여기에는 김 명예총재가 자민련 이양희 의원 등과 함께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한다는 소식도 감안됐다.
그러나 오후 6시로 확정된 본회의 개의시각은 김 명예총재 일정 때문에 또다시 조정됐다. 김 명예총재가 본회의 후 곧바로 일본으로 출국해야 하기 때문에 개의시각을 30분 앞당긴 것이다. 본회의 개의시각이 의원 개인사정 때문에 앞당겨진 것은 전례가 없은 일이다.
한편 김 명예총재는 전날 자민련 김종호 총재권한대행과의 전화통화에서 "무소속을 합쳐 가까스로 정족수를 채울 수 있으니 오지 않으셔도 된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이날 귀국길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 '성의 표시'를 함으로써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국회법 처리에서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는 동시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자극하는 부수적인 효과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본회의 참석을 위해 일시귀국한 김 명예총재는 약사법 개정안이 처리되자 오후 6시7분께 본회의장을 서둘러 떠났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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