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혜(여.32.대구시 방촌동)씨는 의약분업 첫날인 1일을 유난히 길게 보냈다. 무릎 관절염을 치료받기 위해 집을 나와 대구시내 ㄱ병원으로 향한 것은 낮 12시쯤. 가까운 동네의원에 갈까도 생각해봤지만, ㄱ병원이 관절염에 용하다더라는 얘기에 솔깃해 아픈 다리를 끌고 먼길을 나섰던 것.
오후 첫 진료를 받기 위해 병원에 접수했지만 때마침 점심시간이어서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이것으로 이날의 고생은 시작됐다. 관절염 약과 주사제 처방을 받았다. 약과 주사제를 병원밖 약국에서 산 뒤 주사제를 들고 병원에 다시 가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무릎이 아픈 사람을 보고 약국과 병원을 오가라는데 짜증이 났지만, 의사의 지시인만큼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문제가 본격화된 것은 이때. 인근 ㅅ약국에서 관절염 약은 조제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주사제가 없어 약사가 난감해했다. "오늘 하루는 병원에서 주사제를 처방하기로 했으니 병원으로 다시 가보라"고만 했다.
되돌아 간 병원. 그러나 병원측 말은 처음과 달라진게 없었다. 간호사는 윤씨를 약국으로 되돌려 보냈다. 다시 약국으로. 약사에게 항의를 해 봤지만, 없는 약을 만들 수는 없는 일. 어쩔 수 없이 또다른 약국으로. 하지만 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사제는 없었다.
항의할 힘마저 나지 않았다. 그냥 주저앉고 싶었지만 하는 수 없이 또 다른 약국으로. 그러기를 2시간여. 병원에서 수백m 떨어진 약국에 가서야 주사제를 살 수 있었다.
"치료를 포기하고 그냥 집에 가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내친 걸음이기에 이를 악물고 버텼습니다. 주사 한번 놔주기 위해 환자를 고생시키는 것이 환자에게 병을 주는 것인지, 약을 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윤씨의 고생도 어쩌면 병원측의 혼란과 오인 때문에 초래된 헛고생이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주사제의 절반은 여전히 의약분업 유보 품목이기 때문이다.
임시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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