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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특사 얼마나 될까

새천년 첫 광복절에 즈음한 8.15 특사(特赦)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법무부가 2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에 따르면 사면과 복권, 감형과 가석방등을 합쳐 총대상이 3만명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크다. 또 사형수에 대한 감형까지 포함되는 등 질적인 면에서도 이전과 다르다. 특히 전정권의 유산이었던 김현철씨와 홍인길씨에 대한 구제도 예상되고 있다.

이번 특사는 역사적인 남북화해기조에 맞춰 밀레니엄 첫 해라는 점에서 남남(南南)간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며 청와대의 고위인사는 이를 '민족대화합과 인도주의'라고 규정했다.

◆정치사범=선거사범 중에서 15대총선 위반자로 16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한 정치인들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게 됐다. 한나라당의 박계동, 홍준표, 이명박, 최욱철 전의원과 민주당의 이기문 전의원이 대상이다. 물론 16대 총선 선거사범은 일단 제외된다. 청구비리관련 정치인과 해당 기업인도 검토되고 있다는 것.

관심의 초점은 김현철씨의 복권과 복역중인 홍인길씨의 사면 복권 여부. 이는 전정권과의 화해가 이유다. 이에 대해 양론이 있으나 청와대 내에서는 구제한다는 쪽이 우세한 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김 대통령은 이들 두 사람에 대해 가슴아파하고 있다"면서 "새시대를 맞아 사소한 것은 털고 가자는 게 김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경제사범=비리 정치인들이 포함될 경우 형평성차원에서 경제사범도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생계형사범이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번 사면복권때 거의 다 구제된 만큼 일반 형사범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환란 이후 부도사범으로 복역중인 기업가들도 주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보그룹 정태수 전총회장의 3남 보근씨,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으로 6년째 수감중인 이준 전회장을 비롯 청구나 기아사태 관련자들의 특사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시국.공안사범=현재 민주당이 시국.공안분야 쪽과 관련해서 건의한 인원은 120명선이다. 청와대 고위인사는 "법무부가 기결수 30명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면서 "두 자리 숫자밖에 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보안법위반사범은 국가보안법 개폐문제가 일단락 된 뒤 재검토할 방침이라는 것.시국.공안사범으로는 영남위사건의 김창현(전 울산동구청장)씨, 지하철노조 석치순 전위원장, 민혁당사건과 관련된 김경환씨, 깐수사건 정수일씨, 강위원.정명기 전한총련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형수 감형=이번에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다름아닌 사형수에 대한 무기징역으로의 감형문제다. 고위관계자는 "아직 건의단계로 개과천선 정도를 감안하겠지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40여명의 사형수의 무기감형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형제도를 폐지하는 나라들이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헌법재판소에 사형제도에 대한 위헌심판청구가 제기되어 있는 점도 검토 배경이다. 한편 마약이나 조직폭력, 흉악범등 강력범은 이번 대상에서 제외된다. 李憲泰기자 leeh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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