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종금이 예금보험공사 자회사 편입이란 해법으로 되살아났다. 지난 5월 24일 유동성 위기로 영업정지된 뒤 퇴출직전에까지 몰렸다가 100% 정부출자 방식에 따른 정부 자회사로 정상화되게 된 것이다.
영남종금은 앞으로 감자, 예보 출자, 경영진 선임 등을 거쳐 영업을 재개할 계획.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일정부분을 보상받을 수 있다.
▲정부가 얼마나 출자하나=현재 정확히 정해진 것은 없으나 1천741억원 정도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규모는 영남종금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충족시키기 위해 필요한 증자액.
금융감독위원회는 예보에 영남종금이 '건전한' 금융기관이 되도록 출자해달라고 요청할 계획. 건전한 기관의 기준이 어떻게 될지, 이를 위해 얼마를 증자해야 할지는 예보가 추후 실사를 거쳐 결정할 사항이다.
그러나 지난 6월 26~7월1일 금융감독원 등이 신자산건전성분류기준(FLC)으로 영남종금의 자산·부채를 실사한 결과 자산을 넘는 부채액이 1천234억원이며, 1천741억원을 증자해야 자기자본비율 8%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예보가 출자할 액수는 이 정도에서 결정날 전망.
이에 따라 영남종금의 자본금은 예보가 출자한 금액이 된다. 기존 2천180억원 자본금은 감자로 완전히 없어진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어떻게 행사하나=기존 주식의 완전 무상감자 방침에 따라 주주들의 피해는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주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그러나 금융산업구조조정법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일부 보상은 가능하다.
주식매수청구권은 감자 결의가 있은 뒤 별도 공고 후 10일 이내에 회사에 행사하면 되며, 회사는 청구받은 날로부터 2개월 이내에 매수해야 한다. 여기서 '회사'는 예금보험공사가 출자한 뒤 새로 구성한 경영진이 될 공산이 크다.
회사는 주주와 협의해서 매수가격을 결정하는데 협의가 안되면 회계전문가, 주로 회계법인에 의뢰할 수 있다. 여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2개월이다.
회계법인이 산정한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면 회계법인의 결정이 내려진 지 30일 이내에 법원에 불복청구를 할 수 있다. 자격은 회사, 혹은 주주 30%이상.
회계법인이 산정한 가격에 불복하는 주주가 30%에 미치지 못하면 회계법인 가격대로 보상받는다. 또 법원에 불복청구한 주주가 나오더라도 회계법인 결정에 만족해 법원에 불복청구하지 않은 주주는 회계법인 결정가격으로 보상받는다.
법원의 가격결정이 내려지면 이에 따라야 하며 더 이상 재심은 없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주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대주주인 학교법인 영남학원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금감위 관계자는 그러나 "경영부실 책임이 있는 대주주가 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은 도덕적 문제이므로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주 손실없을 듯=예보 자회사로 정상화되면 기존 거래관계가 그대로 유지된다. 예금주들의 손실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예금주들은 영업정지 이후 예금을 인출하지 못하는 불편을 겪은 것은 물론 예치 당시 약속받았던 이자를 받지 못할 것으로 걱정해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예금주들은 원금 및 이자 손실 없이 영업이 재개되는 대로 원리금을 인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영업정지 기간중 만기된 예금의 만기 이후 영업재개까지 기간에 대한 이율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통상 종금사 이율이 높은 편에 드는 만큼 만기 이후 이자에도 약정이율을 적용할 것인지는 협의사항"이라고 말했다.
▲예보 자회사 편입 이후 진로와 과제는=일단 예보 자회사라는 자격으로 정상 영업을 하게 된다. 상호도 '영남종금'을 그대로 쓸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편입 이후 진로는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우선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조건이 맞으면 새 주인을 찾아 갈 수 있다.
예보가 산하 여타 자회사와 합병할 수도 있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통합하거나 은행으로 전환시킬 수도 있다.
현재 정상영업하고 있는 8개 종금사 중 한스종금이 경영개선명령을, 한국종금이 경영개선요구를, 중앙종금이 경영개선권고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들 중 어느 종금사가 영남종금처럼 영업정지된 뒤 예보 자회사로 편입될 경우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개편 확률은 더 높아진다.
정상영업을 위해선 예금주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일부에선 영남종금의 영업기반 확충을 위해 영업이 재개되더라도 예금인출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자회사로 재출범한 만큼 영남종금을 신뢰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영남종금 및 각계 반응=갈수록 황폐해지고 있는 지역 금융업계는 물론 지역 경제계 전체가 이번 정부의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업정지 상황을 넘지 못하고 그대로 퇴출될 경우 예금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한 데다 거래기업 등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다만 주식 완전소각으로 인해 주주들이 피해를 입게된 것은 유감이라는 지적이다. 영남종금 직원들은 퇴출위기를 넘긴 데 대해 안도했다. 한 직원은 "정상영업이 빨리 이뤄지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예금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 영남종금 회생을 위한 예금주 대책위원회 홍수권 위원장은 "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된 게 문제지만 퇴출을 면한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李相勳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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