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할리우드 고질라의 원조 고질라 2000

'불가사리''다이너소어'에 이어 괴수영화의 '원조'인 일본 '고질라'까지 가세했다. 올 여름 국내 극장가는 괴수로 넘쳐난다.

오는 19일 개봉 예정인 '고질라 2000'은 23탄까지 이어지는 '고질라'시리즈의 최근 판. 지난 98년 '사이즈가 문제다'며 내놓은 할리우드 '고질라'를 기억하겠지만 '고질라'의 원조는 일본 도호영화사다.

지난 1954년 1편(감독 이시로 혼다)에 이어 '고질라의 역습''킹콩 VS 고질라' 등 40년 가까이 23편을 내놓고 있다.

'고질라'는 2차 대전의 유산이다. 미국의 핵실험으로 태평양 깊숙이 잠들어 있던 고질라가 긴 잠에서 깨어나 도쿄 시내를 파괴한다는 내용.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미국에 대한 은근한 비판과 함께 원폭의 생태 파괴에 대한 경종도 함께 담고 있는 것이다.

또 섬나라답게 항상 갖고 있는 바다에 대한 두려움(고질라는 늘 바다에서 출몰한다)도 품고 있다.

일본인들의 불안감을 자극한 '고질라'는 당시 961만 명이라는 엄청난 관객을 동원했고, '킹콩 VS 고질라'는 무려 1천255만 명이라는 경이로운 관객 동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제작된 '고질라 2000'의 설정도 전통적인 스토리 라인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어김없이 바다에서 나타난 고질라는 입에서 불을 뿜으며 도시를 파괴하고 인간을 공격한다. 북한영화 '불가사리'처럼 고질라에 대한 일본인들의 애정도 대단하다.

'고질라 2000'에서도 직경 50m의 거대한 암괴가 등장한다. 오히려 지구를 위협하는 것은 고질라가 아니라 암괴속에 숨어 있는 외계생물체인 에이리언. 결국 인류를 구하기 위한 고질라와 에이리언의 거대한 싸움이 시작된다.

초기엔 미니어처가 중심인 조악한 특수효과가 전부였지만 이번 '고질라 2000'은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해 한층 강력해졌다.

12억 엔(한화 약 120억 원)의 제작비가 들어갔으며 과학잡지 기자 이치노세역에 '비밀의 화원'의 여주인공이었던 니시다 나오미가 출연한다. 감독은 오가와라 타카오.

그러나 고질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전무한 한국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설지는 의문. 북한영화 '불가사리'도 참패했고, 전 국민적인 관심 속에 제작된 '용가리'도 외면하는 등 전통적으로 괴수영화에 대한 반응이 미약한 한국 관객의 입맛을 어떻게 조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8월 12일 개봉 예정.

金重基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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