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전세난 조짐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아파트 전세난 조짐이 보이고 있다. 더구나 전세값이 워낙 올라 서민아파트 세입자들의 가슴앓이는 심각할 것 같다.

대구지역의 경우 아파트 전세가격은 IMF(국제통화기금)구제금융사태 여파로 지난 97년말~98년 하반기까지 폭락세를 보였으나 빠른 회복세로 돌아선 뒤 올 봄부터 IMF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이마저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다.

특히 내년 봄 황금주공아파트 재건축 추진에 따른 3천여가구의 이주가 이르면 올 가을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 수성구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98년 부동산 시세가 바닥인 상태에서 아파트 전세를 계약한 세입자들은 계약기간(2년)이 끝나 계약 갱신을 해야할 때가 됐지만 그동안 50~70%나 껑충뛴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속을 태우고 있다.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98년 전세 세입자'의 상당수가 집 주인의 요구대로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해 작은 평형의 아파트나 일반 주택, 빌라 등으로 옮겨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수성구 시지지역의 25평형 아파트 전세값은 현재 5천만~5천500만원으로 98년 3천만~3천500만원보다 2천만원이나 인상됐고, 32평형의 경우 7천만~7천500만원으로 98년 시세보다 3천만원정도 올랐다.

달서구 용산지구의 전세값도 지난 98년 당시 24평형은 3천700만원, 32평형은 4천500만~5천만원이었으나 2년 동안 꾸준히 상승해 현재 24평형은 5천500만원, 32평형은 7천만~7천5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원 김모(35.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지난 98년 32평형 아파트를 4천만원에 전세계약을 했는데 집 주인이 시세(7천만원)대로 재계약을 요구해 이사를 하려해도 4천만원으로 갈 만한 아파트가 없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지역 부동산중개업계는 전세난의 원인으로 최근 2년여 동안 신규 아파트 공급 부족, 경기회복세, 젊은층을 중심으로한 전세선호 현상 등을 꼽고 있다.

천마공인중개사무소 권오인 대표는 "매매는 거의 안되는 반면 전세는 계절적으로 비수기인데도 전세가격은 상승세이며 물량도 부족한 상태"라며 "본격적인 이사철이 되면 전세난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해 미리 전세를 구하려는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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