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앙코르'는 인간이 만든 신의 도시다. 세계최대의 석조건축물이란 수식어를 잊어버릴 만큼 아름답다. 보면 볼수록 새롭고 신비하다. 그러나 앙코르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돌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앙코르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시엠립에서 20분을 달리면 밀림속에서 우뚝 솟은 다섯 개의 탑이 모습을 드러낸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다.

앙코르와트는 12세기초에 지은 힌두교사원으로 둘레가 6㎞나 되는 정사각형 모양이다. 바깥으로는 폭 200m에 이르는 인공해자가 4면을 둘러싸고 있다. 사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서쪽방향의 정문에서 돌다리를 건너야 한다. 속세와 신의 세계를 구분짓는 경계다. 군데군데 허물어지고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몇백년의 세월이 흘렀음을 실감나게 한다.

인류문명은 꼭 발전하는 것일까? 과거의 문명이 정말 현대보다 못했을까? 앙코르와트를 보는 내내 문명은 거꾸로 쇠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다리를 건너 사원안으로 들어서면 감탄도 잊어버릴 정도. 이 거대한 사원과 탑들을 돌로만 쌓아올렸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

1층의 회랑 800m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부조는 정교함 그 자체다. 돌을 쪼아 조각을 하고 쌓아올렸는데도 레고블록을 조립하듯 완벽하게 붙여져 있다. 3천명의 군인들이 몇백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곧 튀어나올 것 같다. 2층 회랑에 오르면 춤추는 여신 압사라가 반긴다. 도톰한 입술, 잘록한 허리, 비칠 듯 말 듯한 옷맵시의 여인 부조는 육감적이기까지 하다. 1천500여 압사라상이 똑같은 모습은 하나도 없다.

꼭대기인 3층에 오르기위해서는 75도의 급경사 계단을 기듯 올라야 한다. 인간이 만든 신의 집에 오르는 데 이까짓게 무서우랴. 다섯 개의 탑이 있는데 중앙탑의 높이는 65m. 이 탑들도 사원 정면에서 보면 3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기에도, 지폐에도, 맥주 이름에도 등장할 만큼 캄보디아에선 상징적이다. 3층에서 석양에 물든 앙코르와트와 평원의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고 했는데 안타까웠다. 그러나 앙코르와트를 보고 이미 세 번이나 놀라지 않았던가. 엄청난 규모에 놀라고 장엄함에 놀라고 정교함에 놀랐다.

직경만 12㎞가 넘는 앙코르톰은 규모가 가장 크다. 크메르제국때 100만명 이상이 살았다는 거대한 도시였다. 한 면이 3㎞인 정사각형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바깥으로 해자가 조성되어 있다. 앙코르톰 중앙에 불교사원인 바이욘사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사원이라기보다 탑의 형상을 하고 있다. 꼭대기에서 보면 37개의 탑위에 부처얼굴상이 동서남북 네방향으로 모셔져있는데 두툼한 입술과 알 듯 모를 듯 미묘한 미소가 옛 영화를 일깨워준다.

앙코르유적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타프롬사원이다. 거대한 나무뿌리가 사원을 휘감고있는 정글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원은 지상 건축물 사이로 100~200m 뿌리를 뻗어나간 거목 쓰뿌엉에 뒤덮여 무너지고 허물어지고 있었다.

◇여행가이드

한국에서 캄보디아로 가는 직항노선은 없다. 태국 방콕이나 호치민에서 갈아타야 한다. 비자는 시엠립공항에서 발급받는다. 사진 1장과 20달러 필요. 방콕에서 육로로 들어가기도 한다.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인 방콕의 카오산거리 '만남의 광장'(주인 하대호·41)에 가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전화 66-2-629-1715). 시엠립에도 권형근(42), 국근(37) 형제가 운영하는 글로벌 홈스테이(전화 855-63-380-189 )라는 배낭여행자용 숙소가 있다. 앙코르유적에 관한 가이드 뿐만 아니라 싼값에 잠자리, 숙식까지 해결할 수 있다. 1박(2인 침대) 10달러.

캄보디아 전문여행사의 패키지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 야후코리아 등서 '캄보디아 전문여행사'로 검색하면 된다.-

시엠립에서 朴云錫기자 multiculti@imaeil.com

---앙코르는 이런 곳

'앙코르'는 캄보디아 역사상 가장 번성한 크메르제국(서기 802~1432년)의 왕궁이 있던 곳이다. 흔히 앙코르와트로 알고있는 앙코르유적은 이 사원외에 앙코르톰(거대한 도시라는 뜻)과 100여개의 불교·힌두교 사원, 5천여개의 석상 및 조각들로 구성되어 있다. 모두 10~15세기에 만들어졌다. 면적만도 20만㎢.

앙코르유적지는 수도 프놈펜에서 북쪽으로 비행기로 50분 거리인 시엠립지역에 있다. 정글속에서 430여년간 묻혀있다 1861년 프랑스 고고학자 앙리 무어에 의해 발견됐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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