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하사탕 김여진 일일드라마에

영화 '박하사탕'에서 주인공 설경구의 아내역을 맡은 김여진(28)에 대해 이창동 감독은 '생각이 너무 많은 연기자'라고 평했다. 그 말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분석하고 깊이있게 임한다는 뜻이지만 '너무'란 단서에서 보듯 지나친 생각으로 연기의 순발력을 떨어뜨린다는 의미도 된다. 그러한 김여진이 순발력을 요하는 방송 일일드라마에 출연키로 해 눈길을 끈다.

7일부터 방송되는 MBC 아침드라마 '사랑할수록'에서 김여진은 딸 넷을 둔 평범한 가정의 맏딸 송가영역을 맡는다. 조용하면서도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의 그녀는 언니답게 동생들을 보살피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몸에 밴 친절한 사람. 그러나 신혼여행 도중 남편이 갑자기 사망, 친정에 와 살면서 남편의 안구를 기증받은 강현준(김주승)을 사랑하게 된다. 연출자가 주연급으로 꼽으면서도 잘못하면 비난받을 여지가 많으니 느낌을 깨끗하게 하도록 주문할 정도이나 그녀는 오히려 그러한 점을 매력으로 여기고 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에 이어 '박하사탕'으로 대종상 여우조연상까지 거머쥔 그녀는 일상적이고 사실적인 연기로 시선을 모았다. 잘 나가는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해 인기를 얻고 싶은 생각은 별로 없는 듯 하다. 그래서 튀거나 선정적이지 않은 아침드라마를 선택했고 드라마 전개내용도 자연스레 기대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이력은 살아온 삶을 살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 있다. 일찍부터 스타의 꿈을 갖고 방송연예계를 기웃거리는 이들과 달리 그녀는 이화여대 독문학과를 졸업할 때까지 학생 운동에 열성을 기울이다 졸업후 연극무대에 뛰어들어 '칠수와 만수' '마술가게' 등에 얼굴을 내밀었다. 이후 영화와 '여비서' 등 TV 단편드라마에 출연했으나 지금까지 TV 연기는 스스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TV 드라마에 주력하면서 순발력을 키우는 등 연기 훈련도 병행할 작정이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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