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오래 살아계셨으면 이 못난 자식 얼굴이라도 볼 수 있었을텐데… 어머니 산소를 찾아가 불효자식을 용서해달라고 빌겁니다"
51년 1.4후퇴때 홀어머니와 남,여동생을 두고 홀로 월남한 김각식(71.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씨. 여동생 김정숙(63)씨의 생존소식에 이어 자신이 방북명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을 접한 김씨는 "50년동안 쌓인 주름살이 펴지는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며칠후면 고향땅을 밟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가슴 설레는 김씨에게 지난 세월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초등학교 시절,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지켜본 김씨는 6.25로 인해 또다시 가족들과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었다. "장남은 꼭 살아남아야 한다. 어려운 생활을 이겨내려면 서울에 있는 외삼촌을 찾아가 세공기술을 배워라"는 어머니의 간곡한 당부에 두 동생을 두고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월남 뒤 지금의 아내 신무생(62)씨를 만나 2남1녀를 모두 출가시켰다.
김씨는 "이왕이면 남북한 당국이 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을 허용해줬으면 하는게 욕심"이라고 말했다.
"동네 앞 남대천 개울에는 민물뱀장어가 많았지요. 여름이면 친구들과 함께 하루가 멀다하고 뱀장어를 잡으러 다녔지요" 김씨의 마음은 벌써 고향인 함경남도 북청에 가 있었다.
현재 중구 계산동에서 조그만 소매점을 운영하는 김씨는 벌써부터 북한방문 짐을 꾸리느라 바쁘다. 金炳九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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