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남북정국에 휘둘린다

한나라당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본격화 될 '남북 해빙 정국'에서 당의 존재를 가시화할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이산가족 상봉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릴 경우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이런 분위기에서 야권의 설자리가 마땅치 않은 형편이기 때문이다. 하한기 해빙 정국의 주도권이 이를 조성한 여권에 넘어가는 것을 그대로 볼 수만은 없는 형편이지만 그렇다고 뾰족한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게 한나라당의 고민이다.

이회창 총재가 이달중 '민생투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순회 방문 계획을 세우고 6일에는 탈북 귀순자 자녀 백일잔치에 참석, "탈북 귀순자 가족상봉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하는 등 남북정국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역부족인 형편이다. 권철현 대변인은 휴일인 6일 당사에서 이 총재의 관심사를 비롯 당내 문제에 관해 브리핑을 한 후 "우리 당의 기사가 나올 것 같지 않아 브리핑을 마련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남북 정상회담 당시에도 언론을 위시한 세간의 관심권 밖에 내몰린 바 있으며 "남북관계는 상호주의 원칙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원론적인 발언은 50년 만에 이뤄진 남북정상의 만남이란 큰 물길앞에 제대로 파장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15일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전후해 조성될 분위기 역시 한나라당이 끼여들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은 당연한 예측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남북 해빙무드가 본격화 될 경우 야당의 입지를 키울 묘책이 없다"며 "해빙 분위기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정국 주도권을 쥔 여권에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내달초 정기국회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현 정부의 실정과 정책 실패에 대한 집중 포화로 국민적 지지도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 총재가 광복절을 맞아 남북관계를 주내용으로 특별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나 반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徐泳瓘 기자 seo123@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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