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사태 조기 매듭 급류탄다

김대중 대통령이 8일 국무회의에서 현대문제의 조기 매듭을 강조, 현대의 자구책문제는 빠른 시일내에 어떤 형태로든 결판나게 됐다.

진념장관의 새 경제팀도 이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현대문제와 관련해서는 추호의 후퇴도 없으며 조속한 시일안에 현대가 시장이 납득할만한 자구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현대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도 이날 정식 공문을 보내 현대측에 기존에 요구했던 3개항을 조속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에따라 현대는 당초 19일로 예정했던 자구책제출을 앞당겨 발표하기로 했다. 일견 '연성' 이미지를 풍기는 새 경제팀의 출범으로 느긋해하며 그룹 수뇌부가 대거 소떼를 몰고 방북하는 여유를 부렸던 현대에 비상이 걸렸다.

◇경제팀 강성기류 확인=새 경제팀은 전날 현대문제를 채권단과 해당기업에 맡겨 자율적으로 처리토록 한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정부가 개별기업인 현대와 대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지않은데다 현대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이해당사자들이 해결해야하는 만큼 채권단과 해당기업에 맡기는 것이 시장자율의 원리에 맞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이에대해 시장이 '개혁이 물건너 간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김대중 대통령이 '현대문제의 조기 매듭'을 지시하자 정부도 강한 톤으로 현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문제를 조속히 매듭짓지 못할 경우 산적한 기업.금융개혁 현안의 연내 해결이 불가능한데다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나 대외신인도에 누수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재경부는 전날 진념 재경부장관과 이근영 금감위원장, 이기호 경제수석이 오찬회동, "정부로서는 추호의 후퇴도 없으며 현대는 조속한 시일안에 시장이 납득할 만한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채권단 공문으로 강도높은 자구책 주문=개각을 전후해 현대문제를 놓고 몸을 사리던 채권단도 공문으로 현대에 기존에 요구했던 3개항이 담긴 자구책마련을 촉구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이 공문에서 건설 유동성문제 해결을 위한 실효성있는 자구책, 자동차.중공업의 조기계열분리, 문제경영진 퇴진을 포함한 획기적인 지배구조개선을 정식으로 요구했다.

채권단은 현대가 조속한 시일내에 채권단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자구책을 내놓지않을 경우 현대건설에 대한 신규 유동성지원을 중단하기로 한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현대문제 곧 결판난다=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나서 현대문제의 조기매듭을 지시하자 현안을 젖혀두고 정몽헌씨와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 등이 소떼를 몰고 방북하는 등 '한가한 포즈'를 취했던 현대가 갑자기 분주해졌다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소식이 전해진 직후 현대는 금주내 자동차 계열분리안을 포함한 자구계획안을 채권단에 제출하겠다고 즉각 반응했다.

현대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방북일정이 끝나는 10일 이후 새 경제팀 및 채권단과 본격적 조율에 들어갈 방침이어서 자구책 공식발표는 11일께로 예상된다.

현대는 자동차.중공업 조기 계열분리계획, 지배구조개선, 건설 유동성위기 해소를 위한 실효성있는 자금대책 등을 채권단에 제시할 계획이나 문제경영진 퇴진은 고려하지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대의 자구책을 채권단이나 정부가 수용할 경우 문제는 금주중 매듭되지만 거부할 경우 자구책 확정은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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