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15일 올림픽이 열리는 호주 시드니에서 타전된 AP통신의 기사 하나가 마음에 걸린다. 완벽한 사전준비를 자랑하던 시드니올림픽조직위원회(SOCOG)가 입장권 판매부진으로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 호주 일간지들은 올림픽열기가 최근 사그라지면서 축구와 육상, 체조 등 인기종목의 입장권까지 남아 돌아 한 달여밖에 남지않은 지금까지 아직 200만장의 입장권이 팔리지 않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갑자기 시드니올림픽 이야기를 하는 것은 20002년 월드컵과 2003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예정돼 있는 대구의 처지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양 대회가 대구의 발전을 위한 더 없는 호기가 되야 하나 진행상황을 지켜보면 제대로 치르내기나 할까 위태위태한 느낌이 들고 있다. 벌써부터 언론에서는 빈틈없는 준비태세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본보 8일자 1면 보도는 월드컵이 개최되는 오이타현 등 10개 일본 도시의 완벽한 대회 준비체제를 전하고 있다. 초대형 이벤트 행사에 걸맞게 홍보열기도 뜨거워 가히 열풍이 불고 있다는 것.
이에 비해 대구는 유치 만 4년만이 지났는데도 열기는 고사하고 월드컵 개최도시라는 사실도 감지할 수 없다는 뼈아픈 지적을 하고 있다.
U대회도 더 했으면 더 했지 사정은 마찬가지다. 물론 U대회의 경우 유치과정상의 문제는 있었다. 대구시는 당초 2001년 U대회 유치에 나섰다가 정부의 압력 등 석연찮은 이유로 유치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김운용 대한체육회 회장의 권유로 전격적으로 2003년 U대회 유치에 나서는 등 매끄럽지 못한 면을 노출했다.
지난 7월14일 북경에서 열린 FISU(국제대학스포츠연맹) 집행위원회에서 개최도시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긴 했으나 대구시민들의 공감대 형성위에 축제이벤트화 하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문제는 이후다. 이들 양대 초대형 스포츠행사의 중심에 놓여 있는 대구시의 자세다. U대회만 해도 조직위원회의 구성 등 현안이 산적해 있으나 나오는 이야기는 부정적인 것 일색으로 뜻있는 시민들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비와 체육진흥기금 지원금의 충분한 확보가 원만한 대회개최를 위해 필수적이나 중앙정부에서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가 중앙과의 접촉과정에서 매끄럽지 못한 대응을 한 것이 한 요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감정적인 대응을 할 일이 전혀 아니다. 대구에선 처음으로 열리는 이들 대형국제 스포츠 행사는 실패할 경우 국제적 망신으로 국가 신인도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현 정권에도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벌써 대구시의 내년 중앙예산 신청액이 올 대비 55%나 대폭 깎인 것과 관련, 지역여론이 곱잖다. 대구시의 예산확보 노력이 미흡했다 하더라도 전남도가 10%이상 늘어나고 광주시 역시 30%선 증가한 데 비하면 지역차별 혐의를 가질 만하다.
그렇다면 대구의 양대 국제스포츠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최소한의 해법은 무엇인가?
우선 중앙정부는 충분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역정서의 유리한 전환이라는 정치적 목적도 일정부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둘째로 대구시의 수장인 문희갑 시장의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대구시민들의 자발적 협력을 이끌어 내지 않고서는 대구의 발전을 위한 천재일우의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대구상의 회장 등 기업인들과의 알력과 갈등 등 껄끄러운 관계도 결자해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시, 기업, 시민이 단결해야 이들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고 그만큼 대구시도 글로벌화 시대의 국제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문 시장은 부하직원이나 시민, 기업인들로부터 민선시대에 걸맞게 '관료적인 틀'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 시장에겐 이들 스포츠행사가 모두가 사는 '윈윈(win-win)전략'의 마지막이며 최대의 호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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