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그의 일거수 일투족은 관심의 대상이다. 그런데 9일 이 총재가 진주에서 한 최근 일고 있는 반미감정과 관련한 말이 지난 3일의 발언과는 맥을 달리하는 것 같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이날 이 총재는 "이 정권이 무분별한 반미운동과 미군철수 주장을 방치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왜 농민대회에 참석하러 간 이 총재가 '느닷없이' 이런 발언을 했는지 알 길이 없지만 하여튼 그의 말은 자신이 그로부터 6일 전 반미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표한 김대중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것과는 너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이 총재는 김 대통령이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반미는 결코 국익에 도움이 안된다"며 "미국의 정책이 잘못된 것은 비판해야 하지만 반미로 연결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자 이를 받아 3일 분명히 "왜 이 시점에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
여당은 이처럼 이 총재의 발언이 차이를 보이자 현실인식을 제대로 못한 때문이라는 비난과 함께 "신문을 전혀 안 읽기 때문에 그런 발언을 한 것 같다"고 발끈하며 1주일도 안 돼 말을 바꾼 이 총재를 꼬집었다.
물론 이 총재의 이런 발언 차이는 여당 사람들의 지적처럼 그가 신문을 보지 않거나 자신이 한 말도 기억못한 때문은 아닐 것이다. 대권에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으니 언론에 무관심하지는 않을 것이고 그가 정통 KS(경기고.서울대)인데다 정치인으로서는 60대 중반의 '한창' 나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총재는 여당 일각의 주장처럼 '현 정권과 정부.여당이 하는 일이라면 일단 물고 늘어지자'는 식의 생트집을 부리는 것일까? 상대가 흠집을 당하면 상대적으로 나는 이익이라는 판단인가? 아니면 미국방문이 예정돼 있는 그가 친미적인 성향을 과시, 미국의 '환심'을 사려한다는 일각의 의구심이 사실일까.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 감이라는 점에서 이 총재는 이런 의문점을 국민들에게 해소해야 할 의무가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총재의 3일과 9일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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