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정치는 뭘하고 있나

또다시 터진 의료대란으로 국민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태가 이에 이르도록 정부는 뭘했으며 또 의사는 생명을 볼모로 해서 어쩌자는 건가하는 것이다. 게다가 경제분야에서는 현대사태라는 시한폭탄같은 것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는데 정부의 대처는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이 모든 것을 추스려야할 정치권은 또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여당은 오는 월말 열리는 전당대회의 최고위원선거에 매달려 정신이 없는데다 "여당은 뭘하고 있나"하는 비난이 쏟아지자 겨우 정부안을 추인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대통령의 눈치만 보는 것이 아니냐하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야당은 또 할일을 다하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나하면 정부대처의 문제점을 적절히 지적하지 못하고 있어 "야당 맞나"하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판에 현정부가 반미(反美)를 방치하는 것이냐 아니냐를 놓고 설전(舌戰)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이 대미(對美)비판은 좋지만 반미는 안된다고 말했으나 우리사회 도처에는 대미비판인지 반미인지 애매한 구석이 없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지금과 같은 중대한 시점에서 터져나와야 할 사안이 아니다. 의료대란으로 국민이 죽어가고 있는 마당에 반미논쟁이나 하고 있을 계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권은 하루속히 국회를 열어 국가적 화급을 요하는 일들을 논의해야 한다.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의료발전대책은 한마디로 국민부담이 2조2천억원으로 늘어났다. 과연 의약분업을 위해 국민이 이러한 부담을 져도 좋은지 또 이에따른 불편은 각오해야 하는지 아니면 임의분업과 같은 절충안이 우리국민성에 더 적합한 방법인지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약의 오남용을 막기위한 의약분업이 그 실천방법에서 실패한다면 그 자체가 실패하는 것이다. 외국의 사례를 그저 베끼기만 하는 정책으로서는 성공을 기약할 수 없다. 또 지난번과 같은 "국민부담은 늘지 않는다"든지 "1년 유예기간이 있었으므로 준비는 충분하다"는 식의 거짓의 대처로는 절대로 의료대란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문제 역시 근본적인 차원에서 다시한번 따져보고 그 해결책을 찾아나서야 할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정국주도권 싸움이라는 가치없는 싸움을 중단하고 국회를 열어야 한다. 여당은 즉시 날치기를 사과하고 날치기로 통과시킨 국회법개정안은 즉시 무효화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더 이상의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말고 국회를 하루라도 빨리 열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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