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중심 자오선으로 바꾸자"

우리 나라 어느 곳도 지나지 않는 동경 135도 표준 경선을 바꾸자는 '표준시 개정안'이 조순형 민주당의원등 여야의원 22명의 발의로 국회에 제출됐다.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의원 등 여야 의원 22명은 12일 현재 일본 중심인 표준시자오선 동경 135도를 한국 중심인 동경 127도 30분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표준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일제 식민통치의 편의를 위해 1912년 일본의 중심인 동경 135도를 표준자오선으로 사용토록 함으로써 실제 시간보다 30분이나 빠르게 돼 있어 불합리하므로 이를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 의원은 "1954년 동경 127도 30분 표준시로 환원됐으나 5.16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 결정으로 다시 변경됐다"면서 "광복절을 앞두고 표준시를 바로잡아 '시간의 광복'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조순형 의원의 동경135도 표준시 개정 발언 경과=조순형 국회의원이 이미 수년전부터 법률 제3919호 「표준시에 관한 법률」중 「표준시는 동경 135도의 자오선을 표준자오선으로 하여 정한다」는 부분을 「표준시는 동경 127도30분의 자오선을 표준자오선으로 하여 정한다」로 개정할 것을 청원했다.

즉 우리나라는 동경 124도부터 동경 132도 사이에 위치해 있어 동경 127도30분인자오선에 태양이 남중, 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짧을 때를 정오(낮12시)로 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는 동경 135도인 자오선에 태양이 남중했을 때를 12시로 하고 있으므로 30분을 더 기다려야 우리나라에서는 태양이 남중, 그림자의 길이가 가장 짧게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현재 11시반을 12시로 생각하고 살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일본과 똑같이 동경 135도 자오선을 표준시로 정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현재 일본시간으로 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모든 것이 천리에 맞지 않는다. 즉 정오뿐만 아니라 일출시간 일몰시간 밀물시간 썰물시간 일식시간 월식시간 등이 정확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쓰고 있는 세계시차표도 우리나라의 실정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는 하루빨리 우리의 시간을 가져야 하겠다고 꾸준히 강조해왔다.

*일본 기준 표준시 고치자 - 현행보다 30분 빨라져

8.15 광복절을 맞아 민족 주체성 회복 차원에서 한국의 표준시를 일본이 사용하고있는 '동경 1백35도'에서 한반도를 지나는 '동경1백27도 30분'에 맞춰 바꿔야 한다는 법률 개정이 국민회의 조순형 의원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조 의원은 "광복절을 맞아 무엇보다 표준시를 바로잡아 '시간의 광복' 을 이뤄야한다"면서 "대한민국의 표준시를 '동경 1백35도'의 표준자오 선으로 정한 '표준시에 관한 법률'을 개정, '1백27도 30분'으로 원상 회 복하는 개정 법안을 의원입법 형태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우리나라의 표준자오선으로 사용되고 있는 동경 1백35도 는 한반도를통과하지 않는 자오선으로, 일본의 표준시를 정한 기준"이라며 "실제 한반도의

태양시 보다 시간상으로 30분 빠르게 돼 있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만약 조 의원 주장대로 입법이 될 경우 우리나라 시간은 예컨대 오전 9시가 오전8시 30분으로 30분 앞당겨지게 된다.

우리나라의 표준시는 대한제국 시대 당시 동경 127도 30분을 표준자 오선으로 정했으나, 일본은 한반도를 강점한 뒤인 1912년 식민통치의 편 의를 위해 일본의 표준시와 동일한 동경 135도로 변경했다.

지난 54년 대한민국의 표준시를 동경 127도 30분으로 원상 회복했으 나 5.16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다시 동경 1백35도로 변경,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자오선 변경하면 어떻게 되나=

현재 세계의 표준시는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 자오선(0도)을 기준으 로 경도 15

도마다 1시간대를 설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H 타임(120도) 과 I 타임(135도)

대에 걸쳐있지만 I 타임을 사용한다. 만일 우리나라 가 표준시 자오선을 동경

127.5도로 한다면 국제 표준시보다 30분 빠 르게 되고, 우리 국민은 물론 많은

다른 나라에도 혼란을 주게 될 것 이다.현실적으로도 1시간단위로 계산하는 것

이 30분 단위보다 쉽다.실용적이면서도 이미 세계 표준에 맞춰 사용해온 합리

적 방법을 굳이 복잡하게 고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는 이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자오선과 한미관계="한미 간의 우호 관계를 생각할 때 미국은 거짓말을 하면

안 돼. 내가 미국에 아침에 전화해서 좋은 아침이라고 하니까 그 쪽에서는 부

득부득 좋은 저녁이라고 우기잖아. 내가 아무리 아침과 저녁을 구분 못 할까

봐 거짓말을 하고 그러더라."(맹구의 얘기 한토막)

물론 맹구가 구별 못 한 것은 시차이다. 우리 나라와 미국의 시간은 다르다.

지구상에서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구가 한 번 자전할 때마다 24시간이

흐르니까, 경도 15°마다 1시간씩 차이가 나게 된다. 경선은 자오선이라고도

하는데, 자오선은 우리 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사용하는 12지(支) 방

위 표시법에서 나온 말이다. '자'는 북을 가리키고, '오'는 남을 가리키는 말

로, 자오선은 남북을 연결한 선이라는 뜻이다. 세계에서 공통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는 본초 자오선은 현재 영국의 그리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경선이다

. 이 선이 본초 자오선이된 배경에는 정치·군사적 힘이 있었다. 유럽의 각

나라에서 지리적 탐사가 활발히 진행되기 시작한 16세기 후반 메르카토르라

는 사람은 각이 정확하게 나타나는 항해용 지도를 제작하였다. 그 후, 우렵의

각 나라에서 항해용 지도가 제작되었다. 그런데 그들은 각각 자기 나라를

기준으로 지도상에 어떤 지점의 위치를 표현하였다. 이 때문에 나라마다 지구

상의 같은 지점이라 해도 지도상에서는 각각 경·위도가 달라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1884년 미국 워싱턴에서 25개

국의 대표가 모인 '만국 지도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회의에서 영국의 그리

니치 천문대를 통과하는 선이 본초 자오선으로 결정되었다. 물론 이렇게 결

정이 난 것은, 일찍부터 자오선에 대한 연구를 해 온 그리니치 천문대의 연구

성과를 인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 당시 세계의 바다를 제패한 영국의

막강한 힘이 배경이 되었다. 그런데 프랑스는 이 결정에 불복하여 지금도 국내

에서 사용하는 지도에는 파리를 통과하는 경선을 본초 자오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동경 124 ∼ 132°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하고 있는 자오선은 동경 135°이다. 우리 나라의 어느

곳도 통과하지 않는 동경 135°선이 언제부터, 왜 우리 나라의 표준 자오선

으로 결정되었는지에 대하여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심지어 국립 지리원,

기상대, 서울대 천문학과, 표준 연구소의 표준시를 담당하는 사람들조차

잘 모르고 있었다. 대전의 천문대 역서 연구팀 정도에서만 알고 있었다.

(이것은 글쓴이가 전화로 일일이 확인한 사실이다.)

우리 나라에서 동경 135°선을 표준 자오선으로 정한 정확한 시기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일제 식민지 지배하에서는 일본과 같은 시간대인 동경 135°

선으로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한 것은 확인이 된다. 그러다가 배일 감정이 상

당히 높았던 정치적인 배경을 반영하여 1954년부터는 동경 127.5°선을 우리

나라의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던 것이 1961년 8월 7일, 법률 제

676호- '표준 자오선 변경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다시 동경 135°선으

로 바뀌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표준 자오선을 동경 135°로 정함에 따라 우리 나라 사람들은 자연적인 시간과는 차이가 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중앙 경선인 동경 127.5°선에 태양이 남중할 때가 자연적인 시간으로는 정오에 해당하지만, 시계에서는 12시 30분을 가리킨다. 우리 나라 사

람들은 생체 리듬에 익숙한 자연적인 시간보다 30분 더 앞서 생활하고 있는 것

이다. 우리 나라의 표준 자오선이 일제 때의 동경 135°선에서 1954년 동경

127.5°선으로, 1961년부터는 다시 동경 135°선으로 변경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먼저 국제적인 관계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세계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고, 고립되어서는 살 수 없다. 많은 나라들이 1시간을 단위로 하여 표준 자

오선을 정하고 있으므로 동경 135°선을 우리 나라의 표준 자오선으로 정한 것

이라는 시각이다. 15°마다 1시간 차이가 나므로 15의 배수가 되는 경선을 표

준 자오선으로 정할 때, 본초 자오선과 1시간 차이로 시간이 정해진다. 우리

나라의 경도는 124 - 132°이므로 동경 120°선을 표준 자오선으로 정할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부지런히 생활하자는 취지에서 동경 135°선으로 정하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시각과는 달리 일제 식민지 유산의 하나로 볼 수

있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나라의 표준 자오선을 결정하는 것은 우리

국민이다. 따라서, 우리의 표준 자오선을 127.5°로 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경 135°선을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제 식민지 유산

이라는 시각이다. 박정희 전대통령이 일제 관동군 장교 출신이기 때문에 아무

거리낌없이 동경 135°선으로 다시 바꾼 것이며, 프랑스, 인도, 이란, 중

국 등의 시간대는 1시간대가 아니라는 사실에 비추어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는 주장이다. 우리가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았다면 표준 자오선은 문제

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해방 후 일제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는 작업이 잘 진행

되었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불행히도 우리의 근대사는 일제 식민지

청산 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 주고 있다. 우리 나를 통과하

지 않는 동경 135°선 대신에 반드시 우리의 중앙 경선인 동경 127.5°를 표

준 자오선으로 정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왜 동경 135°선이

우리의 표준 경선을 정해지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다. 우리 주위에서 이미 기정 사실로 당연히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들에 대

해서 다시 한 번 따져 보는 것--- 예를 든다면, 왜 다른 나라의 세계 지도에서

는 동해를 Sea of Japan 이라 하고 서해를 Yellow Sea라고 하는지, 어떻게 해

서 고구려인의 기개가 넘쳤던 간도 지방이 우리의 영역에 포함 되지 않게 되었

는지, 다른 나라에서는 기지 사용료를 내는 미국이 왜 우리 나라에서는 기지

사용료를 내지 않고 오히려 우리 나라 정부에 미군의 주둔 경비 분담비를 높

일 것을 요구하는지 등등 --- 은 우리 미래 사회의 모습을 보다 아름답게 꾸며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노웅희,박병석, 교실밖 지리 여행에서]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