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구안 발표 현대 앞날

13일 현대의 자구계획 발표로 현대자동차 소그룹의 계열분리가 눈 앞에 다가왔고 현대중공업의 이탈도 2002년으로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재계 서열의 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현대는 장기적으로 독립기업군으로 나눠져 제갈길을 찾아갈 전망이다.

◇현대의 앞날=현대자동차와 인천제철이 분리되면 현대 계열사는 모두 25개가 된다. 이에 따라 계열분리 전만 해도 자산규모 89조9천억원로 재계 1위자리를 굳건히 지켜왔던 현대는 현상태로라면 2위인 삼성(자산 67조3천840억원)과 자리바꿈을 하게된다. 2002년 현대중공업까지 분리될 경우 LG(자산 47조6천120억원)와 2위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또 현대에너지가 외자유치 협상이 완료돼 9월중 분리되고 석유화학도 일본 및 유럽업체와 매각협상이 진행되면 연내에 계열에서 떨어져 나가 올 연말에는 계열사가 23개사로 축소된다.

전체적으로는 중공업 부문, 금융.서비스 부문, 건설부문, 전자부문 등 독립기업군으로 운영돼 장차 소그룹 체제를 갖추게 된다. 당분간 건설-상선-전자의 고리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외형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대북사업에 전력하고 있는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의 행보가 관심거리다.

◇현대차 소그룹의 홀로서기=현대차 소그룹은 이르면 9월1일자로 현대의 품을 떠나게 될 것 같다.

분리되는 현대차 계열은 잠정적으로 8개사가 되지만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는 상태다. 일단 현대.기아차와 현대정공, 할부금융사인 현대캐피탈, 자동차 전자상거래 업체인 현대오토에버닷컴, 위성영상서비스업체인 현대 이에이치디닷컴, 현대강관, 현대우주항공 등 8개사가 포함되지만 이미 계열분리신청을 낸 인천제철과 삼표제작소의 포함 여부가 관심사다. 현대우주항공의 경우 청산대상으로 분류돼 있다.

8개사만으로 보면 99년말 기준 자산이 28조5천963억원, 매출액 25조4천562억원,부채 19조3천154억원으로 SK에 이어 재계서열(자산기준) 5위가 된다.

현대강관의 경우 당초 계열분리 예정이던 6개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현대차에 추가됐다.

인천제철은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이 11.64%로 최대주주로 돼 있지만 정몽구 회장이 4.69%, 현대차 4.7%, 인천제철 22.62% 등의 지분구조를 갖고 있어 현대차 계열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대차 계열은 10개사가 되고 자산도 31조723억원, 매출 27조1천49억원의 매머드 그룹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현대차는 또 경영권 문제와 관련해서는 "정몽구 회장을 중심으로 거듭나겠다"고 못박았다. 5월31일 3부자 동반퇴진 발표가 사전합의 없이 이뤄진데다 발표직후 몽구회장 체제 유지를 선언하고 이사회의 재신임까지 받은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경영성과를 통해 나중에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는 의지까지 보였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 세계자동차 업계의 이합집산에 따른 생존전략으로 몽구 회장 주도로 지난 6월말 다임러 크라이슬러와 10% 자본제휴를 포함한 포괄적 제휴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계열분리가 지연되면서 다소 늦춰졌던 다임러의 자본참여와 본격적인 기술제휴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의 미래=2002년 상반기까지는 분리될 전망이다. 계열사로는 일단 현대미포조선이 포함될 전망이며 중공업이 위탁경영중인 삼호중공업을 인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고문 직함을 달고 있는 정몽준(MJ) 의원의 행보가 관심거리지만 8.06%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의 자리만 지킨 채 경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의 계열분리는 지분정리가 핵심이다. 계열사에 대한 채무보증액이 6월말 현재 10개 법인에 1조45억원에 달하지만 모두 해외 차입에 대한 빚보증인 만큼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요건과 무관하기 때문이다. 당장 해소하지 않아도 계열분리에는 법적 하자가 없다는 얘기다. 이 채무보증도 올해말에는 5천769억원으로 줄어들고 2001년 말에는 2천52억원으로 감소하게 된다.

미포조선과 함께 분리될 경우 99년말 자산기준으로 보면 자산 11조709억원에 달해 ㈜대우에 이어 재계서열 9위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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