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10월에도 상봉단 교환

지난 85년이후 15년만에 재개되는 남북 이산가족상봉이 앞으로 확대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2일 평양 목란관에서 북한을 방문한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을 통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9월과 10월에도 계속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내년에는 이산가족들이 집(고향)에까지 갈 수 있게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으로 미뤄볼때 이산가족 상봉문제는 지속적으로 확대 시행돼 700여만명에 이르는 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해 줄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는 또 '시드니 올림픽에 참석할 것이냐'는 방북 사장단의 질문에 "시드니보다 서울에 먼저 가야 한다"면서 "나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빚을 졌기 때문에 서울에 가야 한다"고 밝혀 서울방문을 기정사실화했으나 방문 시기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특히 "노동당 규약은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며 언제든 바꿀 수 있는 것"이라며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남한의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남조선 국가보안법은 남조선 법이고 우리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해 두 법의 연계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북.미 수교와 관련, "미국이 테러국가 고깔을 우리에게 덮어씌우고 있는데 이것만 벗겨주면 내일이라도 즉시 미국과 수교할 것"이라며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나 대일수교문제에 대해서는 "일본과는 과거 문제도 있고 청산해야 할 문제도 있어 복잡하다"면서 "일본이 부당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명치유신때부터 따져야 할 것이며 일본은 먼저 일제 36년을 우리에게 보상해야 할 것이며 자존심 꺾이면서까지 일본과 수교는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이어 경의선 철도 복구문제에 대해 "상(장관)급 회담에서 빨리 착공날짜를 합의해 남측이 먼저 복구공사에 착공하면 우리도 즉시 뒤따르겠다"면서 "우리는 38선 군사분계선에 배치된 2개사단 3만5천명을 빼내 공사를 벌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 대해 "1950년대 열강의 각축의 상징"이라고 규정짓고 "판문점은 그대로 남겨놓고 새로운 길을 경의선 따라 내야 한다"며 "연내에100명씩 한라산과 백두산을 방문하는 남북 교차관광을 추진하자", "금강산과 설악산관광을 연결하는 것은 2005년에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직항로 개설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에너지도 없는 나라에서 남측이나 북측이나 모두 휘발유를 사서 쓰는데 무엇 때문에 서해로 나가서 돌아 서울과 평양을 다녀야 하느냐"면서 "문제는 군부인데 내가 그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사일 개발과 관련, 김 위원장은 "로켓을 연구해서 몇억달러씩 나오는데 그거 안할 수 있겠느냐. 과학목적 위성개발은 앞으로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현실적인 개발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이어 "로켓 한발 쏘는데 2억~3억달러가 드는데 미국이 우리 위성을 대신 쏴주면 우리가 개발 안하겠다고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얘기했다"며 "우리처럼 작은 나라에서 1년에 2발쏘면 비경제적"이라고 말해 미국의 지원을 전제로 미사일 개발계획을 포기할 의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고 한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는 방북 사장단의 질문에 "왜곡, 과장된 것으로 친서를 전달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대외문제와 관련, "나는 이번 가을 러시아에 간다"며 러시아 방문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뒤 "블라디보스토크 주지사가 푸틴 대통령, 중국 주석 (장쩌민)과 나를 초청해 큰 미팅을 하고 연설 한마디씩 해달라고 해서 가겠다고 약속을 했다"고설명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청 오찬에는 북측 당.정.군 인사 30여명이 참석했다. 李相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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