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계열분리로 현대그룹과 현대차가 얻는 유무형적 이익은 산술적 계산만으로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이는 현대차 계열분리가 최근 현대사태의 근인은 물론 현단계 재벌 구조조정의 시금석으로 부각돼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계열분리 발표로 현대그룹과 현대차에 대한 시장신뢰는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당장 현대주변에서는 신용등급 재조정과 여신한도 확대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 관계자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Win-Win)'게임"이라며 "특히 정부와 국민에 대한 약속을 이행했다는 점이 양측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계열분리와 함께 발표된 중공업 부문의 2002년 상반기 분리 약속은 현대가 2003년까지 5대 핵심업종으로 그룹을 해체하겠다는 마스터플랜의 실현성을 크게 높여주고 있는 대목이다.
이번 계열분리가 현대와 현대차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점검해본다.
◇현대 '핵분열' 가속=현대는 98년 83개였던 계열사를 올해 35개까지 줄였다.이번 계열분리로 자동차부문 8개사와 인천체철 부문 2개사가 떨어져나감으로써 모두25개의 계열사만 그룹에 남게 됐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 현대엘리베이터(매각), 현대에너지(매각), 현대석유화학(외자유치후 계열분리), 현대 이미지퀘스트(분사) 등 4개사가 추가 정리될 예정이어서 계열사수는 연말까지 21개로 줄어든다. 또 2002년 상반기까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분리되면 그룹에 남는 계열사는 모두 19개에 불과하게 된다. 그러나 이 역시 계열사간 채무보증과 상호출자 등이 해소돼 현대그룹은 사실상 개별회사별 독립경영 체제로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재계 순위의 변화=99년말 기준 자산 90조로 서열1위인 현대는 자동차 소그룹과 인천제철 계열분리후 59조로 자산이 줄어든다. 삼성 등 다른 대기업 집단이 현재의 계열사들을 거느린다고 전제할 때 현대는 삼성에 이어 재계서열 2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소그룹은 자산 28조 5천억원(인천제철 부문 2조4천억원 제외)로 재계서열 5위로 자리매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02년 상반기까지 계열분리되는 중공업부문(미포조선 포함)은 자산 11조로 재계서열 9위가 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여신한도 확대 전망=30대 그룹은 동일기업집단의 여신한도 규정으로 인해 2002년까지 여신한도 초과분에 대해 분기별로 상환토록 돼있다. 이번 계열분리로 현대차 소그룹은 동일기업집단에서 분리되는 셈이어서 새로운 여신한도가 설정된다. 따라서 현대그룹이나 현대차나 모두 금융회전에 여유를 가질 수 있게된다.
◇현대차 소그룹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공정위의 기업집단 지정은 매년 4월1일 이뤄진다. 현대차 소그룹이 9월1일자를 계열분리 목표로 잡고 있지만 내년 4월1일까지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규정을 적용받지 않게 된다. 그러나 대규모 기업집단으로지정을 받게되면 출자총액 한도규제는 물론 현대차 소그룹내 계열사간 상호 신규 채무보증이 금지되고 상호출자도 금지된다. 아울러 계열편입 및 분리등에 관해 공정위의 관리를 받게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방계회사들이 양성화돼 지금보다 계열사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차 소그룹은 대규모기업집단 지정과 동시에 주거래은행과 재무구조 약정을 맺게된다.
물론 현대차 소그룹은 이같은 제약에도 불구, '힘'의 집중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데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이익이 남는 주력계열사가 출자 등 형태로 나머지 그룹 계열사들을 지원해온 대신 이익의 대부분을 기업 핵심 부문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경우 이번 계열분리로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현대차 내부분위기 심기일전=이같은 외형적 변화보다도 지난 3월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후 계속돼온 ' 불안한 동거(同居)'가 해소된다는 점이 내부적으로는 가장 큰 소득이라고 볼 수 있다. 양측 모두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심기일전의 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과 현대차는 각기 조직 분위기쇄신을 위해 인사를 단행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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