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 핵 잠수함 침몰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 최신예 전략 핵잠수함 쿠르스크 호가 바렌츠해에서 대규모 충돌 사고를 일으켜 침몰했다고 러시아 해군 사령관이 14일 밝혔다.

그는 그러나 "무엇과 충돌했는지는 말할 수 없다"면서, "모든 구조 부대가 투입돼 있으나 구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해군은 쿠르스크호가 현재 100m 해저에 있는 것으로 추정했으며, 핵무기가 실려 있지 않고 방사능 누출도 없다고 말했다. 구조대와 침몰 잠수함 사이에는 무선 연락이 되고 있다고 해군은 밝혔다.쿠르스크호는 지난 10일 시작된 북양함대의 훈련 마지막 날인 13일 사고를 당했으며, 추진력을 공급하던 2기의 원자로도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인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승무원이 107명까지 탈 수 있으나 현재 약 130명이 승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고는 외국 잠수함과의 충돌로 빚어졌고, 그 잠수함 역시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러시아 해군측이 밝혔으며, 당시 바렌츠해에서는 바닷속 음향 정보를 수집하는 미국 정찰함 로열호가 거대한 장비를 끌고 활동 중이었다.

러시아군 잠수함 전문가는 "사고 잠수함은 비상사태 때 수면으로 떠오르도록 설계돼 있으나 침몰한 것으로 봐 승무원들이 조종 능력을 이미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침몰한 쿠르스크호는 오스카 급으로 알려진 949급 최신예 전략 핵잠수함으로, 항공모함 추적.격침용이다. 사고 잠수함은 1994년 건조돼 이듬해 취역했으며, 최대 24기의 핵탄두 미사일을 탑재하고 최대수심 500m로 120일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바렌츠해는 러시아 북서부 해안과 노르웨이 북단 사이의 해역으로, 북극해의 일부이다. 러시아 잠수함 부대는 10년 전에 비해 3분의1로 줄어든 상태이지만, 그나마 재원 부족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지난 몇년간 잦은 사고를 일으켜 왔다.

이날 사고와 관련, 서덜랜드 미 국방부 대변인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러시아 측에 사고에 대한 최근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1970년 3월=스페인 연안서 잠수함 1척 실종. 승무원 88명 사망.

△1980년 8월=에코1호 오키나와 인근서 화재, 9명 사망 50명 부상.

△1983년 6월=승무원 90명 태운 잠수함 캄차카 연안서 침몰.

△1986년 10월=버뮤다 해안서 잠수함 화재.침몰, 3명 사망, 3명 부상.

△1989년 4월=노르웨이 앞 공해서 콤소멜츠호 폭발.침몰, 42명 사망, 방사능 유출△1992년 5월=북해함대 잠수함 폭발, 1명 사망, 5명 부상.

△2000년 1월=바렌츠해서 잠수함 1척 고장, 2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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