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25.대구대 3년)씨는 얼마전 자신에게 온 전자메일을 확인하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본어와 함께 번역된 글에는 '식민지 노예 주제에 사람대우 해달라고 바라지마. 한국인에게는 인권도 없어. 북조선과 전쟁을 벌여 동시에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장문의 글이 실려 있었기 때문.
김씨는 문제의 글이 게재된 일본의 한 인터넷사이트를 접속한 결과, '2차대전은 침략전쟁이 아니다'라며 전쟁을 미화하고, 한국인에 대한 저속하고 원색적인 비난이 올라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치솟는 분노에 몸을 떨어야 했다.
최근 일본이 군비증강, 교과서 왜곡 등 뚜렷한 우경화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인터넷 사이트에 일제강점기를 정당화하고 한국인을 경멸하는 글이 잇따라 분노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일본 모 사이트엔 "종군위안부 문제는 지난 65년 한일기본조약때 일본의 5억달러 지원으로 마무리되었고 한국이 교과서 내용을 놓고 항의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주장이 공공연하게 올라있다.
이곳에서는 또 "과거사에 대해 머리숙여 사과하는 일본정부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으며 한일 합방은 세계적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등 일본인의 뒤틀린 역사관을 반영하는 글도 실려있다.
극우단체가 운영하는 한 사이트에는 '역사적으로 독도는 일본영토이며 한국이 제멋대로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한국인은 더럽고 열등한 민족'이라는 내용의 글이 거의 매일 올라와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짓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천황숭배를 앞세우며 강력한 일본 건설을 주장하는 우익단체 사이트들이 매년 20~30개씩 증가, 한국.중국 등 주변 국가 네티즌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일본유학 경험이 있는 한 교수는 "일본인 전체의 생각이 아니라 할지라도, 이 부분에 대해 정서적으로 동조하는 일본인이 적지 않다"면서 "월드컵 공동개최 등 한.일협력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같은 일부 일본인의 시각이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李庚達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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