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8.15상봉-"이틀째 꿈같은 만남 이대로 살순 없나요"

역사적인 이산가족 상봉의 감동이 이틀째 출렁거렸다. 서울에서, 평양에서 50년 단절의 통한을 쏟으며 감격스런 첫날을 보낸 이산가족들은 16일 그리던 가족들과 다시 개별적으로 상봉을 갖고, 전날 못다 나눈 혈육의 정을 진하게 주고받으며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첫 날 서울과 평양을 통곡의 바다로 만들어놓은 이산가족들은 상봉 이틀째를 맞아 어느정도 흥분을 가라앉힌 모습을 보였으나 생이별 반세기에 쌓인 사연과 원통함이 워낙 컸던 탓인지 개별 상봉을 가진 각 숙소에서는 하루종일 울음과 웃음 탄식소리가 뒤섞여 멈추지 않았다. 이날 유미영 천도교 청우당 중앙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방문단 100명은 두 팀으로 나눠 오전 10시, 오후 3시 숙소인 서울 광장동 쉐라톤 워커힐호텔 방에서 가족단위로 개별 상봉을 했다. 이들은 50명이 숙소에서 가족 친척들과 상봉을 하는 동안 다른 50명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 민속관을 관람했다. 오전의 개별 상봉팀은 이날 낮 12시30분쯤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남쪽 혈육들과 점심식사를 함께 하면서 상봉 첫날 미처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저녁에는 대한적십자사가 주최한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이끄는 남쪽 방문단 100명 역시 이날 오전 숙소인 고려호텔에서 북쪽 혈육과 개별 상봉 시간을 가진 데 이어 가족단위로 점식식사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남쪽 방문단은 이어 대동강 유람선을 타고 평양시를 관광하고 단군릉도 참관하며 꿈에도 그리던 평양의 이틀째를 보냈다.

이날 평양에서의 개별상봉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두시간동안 각기 고려호텔 객실에서 비공개로 한차례 이루어졌으며, 서울에서 역시 같은 시간에 외부인의 출입을 막은채 가족끼리만 상봉의 시간을 가졌다.

각 가족들은 서로 사진첩을 펼쳐놓고 그간 헤어져 살아온 세월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고 정성스레 마련한 선물꾸러미를 풀어놓고 다른 가족들의 안부를 물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다.

평양 고려호텔 인근이 자기 집터였다는 강성덕(72겢諭?달서구 진천동)씨는 언니 순덕씨와 만나 "언니, 정말 살아있었구료…" "그래, 늬가 날 찾을 줄 알았다"며 전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준비해간 금목걸이, 금반지, 시계 등과 언니네 사위들에게 줄 옷가지를 여행가방 통째로 전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그토록 보고싶어 하고, 죽은 줄로 알았던 피붙이들을 만났으니 이제는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여전히 감격을 억누르지못했다.

한편 북측 유단장은 이날 오후 서울에 살고 있는 차남 인국(53)씨, 맏딸 근애(62)씨, 막내딸 순애(48)씨와 비공개로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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