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방문자 체제선전 줄고 남북협력 통일관 강조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감격적인 혈육상봉을 한 북측 이산가족 방문자들은 남쪽 가족과 만나 한많은 과거사를 주고 받으면서도 '은덕과 통일'을 강조해 눈길.

이들은 대체로 서울 방문이 이뤄진 배경에 대해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장군님께서 보내주어 (남쪽의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꼭 통일된 나라에서 다시 가족이 만나야 한다"고 말했던 것.

지난 85년 남북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마찬가지로 북측 이산가족 방문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은덕을 강조한 것은 이번 상봉이 지난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일부에서는 북측이 과거의 경우처럼 체제선전을 위해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활용하지 않았느냐는 비판적인 시각을 제기하고 있으나 85년과 이번 상봉은 다른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85년의 경우 북측 방문자들은 후렴처럼 "김일성 수령님의 은덕" "남부럽지 않게 산다"는 점을 강조한 데 비해 이번에는 "장군님의 은덕"을 주로 강조한 반면, 체제선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방문자들의 일부는 여전히 "나는 수령님과 장군님이 대학도 보내주시고 이렇게 키워주셨다"며 성장과정을 홍보하는 듯한 느낌이 남아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북측의 정치적 색채는 분명 줄어들었고 대신 "조국통일을 위해 모두 열심히 일하자"라는 형태의 통일관이 주류를 이뤘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다시 말해 이념적인 경쟁이 큰 흐름이었던 80년대와는 달리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통일과정에서의 남북협력이 강조된 새 천년의 화해.협력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85년 상봉때 북측 방문자의 일부가 얘기했던 것처럼 "살긴 잘 사나보다" 등과 같은 일종의 비아냥거림이 눈에 띄지 않은 것도 이같은 지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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