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계곡 과수원.고구마밭 등지에 산까치떼, 멧돼지 출몰이 잇따르면서 농작물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다. 산간 인접지역 농민들은 농산물 수입개방과 가격폭락으로 시름을 더해가고 있는 농가에 조수피해까지 겹쳐 삼중고를 겪고있다.조수피해가 극심한 칠곡, 청송 등 각 지역의 농작물 피해실태를 살펴본다.
사과 주산지인 청송지방에는 요즘 아오리, 홍월 등 여름 사과 출하기를 앞두고 산간계곡 과수원을 중심으로 이른 아침에 수십마리씩의 산까치떼가 무리지어 나타나 사과를 서너군데씩 쪼아놓고 있다. 게다가 밤에는 멧돼지까지 출몰, 사과나무 가지를 부러뜨리고 고구마 밭까지 뒤집어 농민들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일 군청 산업소득과, 현서면 두현리에서 과수원 7천500평을 경영하는 박인규(56)씨가 "산까치, 멧돼지가 매일 밤에 나타나 고구마밭 500평과 과수원 4천500여평에 피해를 입혀 올해 농사를 망쳤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조용은(58.현서면 도리 산 594-4)씨도 좬멧돼지가 출현해 자신의 과수원 500여평의 사과나무를 부러뜨렸다"고 피해사실을 신고했다.농민들은 지난 8일까지 엽사 5명(현서 2명, 안덕 2명, 현동 1명)을 고용 총기사용허가를 신청, 9일부터 수렵에 나서고 있다.
한편 청송지방 농민들은 야생조수 출몰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청송읍, 부남, 현동, 안덕, 현서, 파천면 등 약 600여ha로 1천여농가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13일 오후3시 칠곡군 지천면 백운리 야산 일대 사과밭. 설 익은 사과를 주렁 주렁 매단채 사과 나무 6그루가 뿌리를 하늘로 향하고 쓰러져 있었다.
주인 박동흥(60)씨는 멧돼지 떼를 퇴치하기 위해 지난주 15만원을 주고 구입한 자동대포기로 멧돼지를 퇴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운.황학리 일대 주민들은 "지난해에는 인근 심천리에 멧돼지 떼가 나타나 20여기 묘지의 봉분을 모두 뭉게 버려 유족들이 봉분을 새로 만들기까지 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주 멧돼지 떼가 휩쓸고 간 동명면 송산리 일대 논과 땅콩, 고구마 밭 1천200여평. 설익은 땅콩과 고구마는 아주 못써게 됐고, 덜 익은 벼도 추수를 포기해야 할 형편.
전답 주인 배석태(48)씨는 좬설익은 농작물을 마구잡이로 파 헤어쳐 놔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멧돼지를 잡을 길이 없냐고 하소연 했다.
기산면 각산1.2리에도 멧돼지 떼 출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마찬가지.
주민 류모씨는 "최근 이틀에 한번 꼴로 멧돼지 5마리가 나타나 고구마, 땅콩 밭 500여평을 마구 파헤쳐 수확을 못하도록 만들어 놨다"며 덫을 놔도 소용없다고 푸념했다.
한편 칠곡군은 지난 9일 대한수렵협회에 요청, 엽사 4명을 지원받아 야생조수 피해가 특히 많은 지천, 동명면 일대에서 멧돼지 포획 작업을 펴고 있지만 14일 현재 잡힌 멧돼지는 없다.
예천군의 경우 12개 읍.면 1천400여 농가에서 1천여ha에 사과를 재배 2만여t의 사과를 생산하고 있으나 조수피해가 잇따라 각 마을마다 조류포(일명 대포)를 설치하고 일부 농가에서는 사과밭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방사망을 설치하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8월초순부터 예천군 상리면 등 산간지방에는 멧돼지가 5∼8마리씩 떼를지어 마을 인근 사과밭까지 내려와 사과밭 주변에 철사로 덫을 설치하고 밤에는 경운기와 전기불을 밤새도록 켜 놓는 등 갖가지 방치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감돈호(59.예천군 상리면 도촌리 )씨 등 농가들은 "야생조수 보호도 좋지만 농민들이 1년동안 애써 흘린 땀방물이 야생조수 출몰로 허사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할것"이라며 "한시적으로 야생조수 퇴치를 위한 엽총사용을 허가하고 야생조수 피해에 대한 보상대책을 정부가 세워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예천.權光男기자 kwonkn@imaeil.com
칠곡.李昌熙기자 lch888@imaeil.com
청송.金敬燉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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