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령상봉자의 건강을 지켜라

남과 북은 15일 서울과 평양의 이산가족상봉으로 고령 이산가족들의 건강유지를위한 '비상작전'을 펼쳐야 했다.

대한적십자사와 조선적십자회는 이날 혈육을 만나는 벅찬 감동으로 고령 이산가족들의 건강에 자칫 문제가 생기지나 않을까 조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남북은 이날 만남이 이뤄진 서울의 코엑스 컨벤션홀과 평양의 고려호텔에 의료진을 대기시키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마련된 단체 상봉장에서는 북에서 온 아들 조진용(69)씨를 만난 어머니 정선화(94)씨가 한때 실신,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비취색 치마, 저고리 차림의 정선화 할머니는 다행히도 1시간 뒤 기력을 회복,휠체어에 의지한 채 이날 오후 컨벤션센터 1층의 한적 주최 만찬에 참석할 수 있었다.

또 북측의 유명배우 겸 성우인 박섭(74)씨를 만난 남측의 동생 박병련(63)씨는뛰는 가슴을 가다듬기 위해 우황청심환을 먹고 상봉장에 들어섰으며, 북측의 원용국(71)씨와 남측 가족인 여동생 원순녀(66)씨는 감격에 겨운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모두 드링크제를 마시기도 했다.

병원에서 암투병을 벌이던 중 아들 안순환(65)씨를 만나기 위해 전날 퇴원, 집단상봉장에 왔던 이덕만(87)할머니는 저녁식사도중 오후 8시45분께 기력이 떨어져 119구급차에 실려 숙소인 올림픽 파크텔로 후송됐다.

또 오빠를 만난 전덕님(66.여)씨도 저녁식사후 오후 9시5분께 상태가 좋지 않아구급차량에 실려 서울중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119 구급대원은 "전씨가 오빠를 만난 충격에 급체한 것 같다"며 "맥박이 불규칙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쪽의 단체 상봉장인 평양 고려호텔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한적의한 관계자는 말했다.

한적은 남측 방문단의 서울 출발에 앞서 이산가족 100명의 지병과 먹고 있는 약등 병력을 파악했고, 매일 아침과 저녁 회진을 통해 건강상태를 체크할 예정이다.남측 방문단의 공식 의사격인 적십자병원 이수진(37) 박사는 "역사적인 이산가족 방문을 지원하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지만 노인들이 건강하게 서울로 돌아갈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측 방문단은 90세 이상 3명을 포함해 70세 이상 고령자가 88%, 북측 방문단은 60대가 71%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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