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노인들에게 14년간이나 남모르게 무료 이발봉사를 해 온 강성범씨(47.대구시 평리동 서부이용소). 매주 목요일. 이발소의 공식 휴일이면 어김없이 이발가방을 들고 노인들을 찾아 나서는 그를 두고 주위에서는 '사랑의 가위손'으로 부른다.강씨는 혼자서 걸을 수 있는 노인들은 인근 공원이나 자율방범초소 등에 임시 이발소를 차려놓고 운동삼아 걸어 오도록 하지만,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일일이 찾아다닌다. 그래서 강씨의 가위손은 10여년 세월 하루도 쉬는 날이 없었다.
"집을 찾지못해 골목골목을 헤맨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외로운 노인들이다 보니 머리깍는 일보다도 말벗이 되어주는 것을 더 반기곤 했습니다"
의성 안평이 고향인 강씨는 가난한 살림에 호강 한번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뜬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이발가위를 쥔 손에 저절로 정성이 들어간다고. "우연히 TV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보다가 나도 뭔가 사회에 좋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진 기술이 이발이니…"
강씨가 그동안 머리를 깍아준 장애노인은 줄잡아 3천명. 10년 이상 인연을 맺고 있는 장애노인만도 5명이다. 그는 3년전 세계 이미용올림피아드에서 아이롱부문 최우수상을 받았을 만큼 자신의 일에서도 최고를 추구해온 사람이다.
"딱한 노인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힘닿는데 까지 계속해야지요. 그게 외로운 노인들과의 무언의 약속입니다" 지난 17일 오전 자원봉사 현장에서 만난 강씨는 이제 중3이 된 외아들 경민이가 아버지의 봉사활동을 이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에 더없이 가슴 뿌듯하다고 했다.
趙珦來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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