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톨릭대 미대 교수로 정년퇴임을 맞게 되는 한국화가 정태진씨를 위해 제자들이 마련한 '돌아보는 정태진 선생님 작품전'이 20일까지 대구문예회관(053-652-0515)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60년대 후반부터 2000년 최근작까지 30여년을 이어온 그의 작품들은 선과 붓질로 동양적 아름다움을 빚으면서 현대적 해학과 품격을 담고 있다. 일필휘지로 이뤄지는 서예의 조형적 특성에 매료된 작가는 강렬하고 거침없는 붓질로 선과 입체를 표현하는 것이 특징. 68년과 69년 작품 '회상의 여인'과 '소리가 없어…'로부터 86년 작품 '즐거운 오후', 2000년 작품 '폭포를 거슬러 올라…'에 이르기까지 그러한 경향은 갈수록 짙어지고 있으며 아울러 색감과 조형미도 더욱 풍부해지고 있다.
그의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그림 보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는 점. 78년 작품 '잠이 안 와', 90년 작품 'TV', '일기예보 때문에' 등은 현대의 나른한 일상과 그에 깃들인 힘겨움을 조롱하는 듯 담담한 표현과 함께 특유의 패러독스를 느끼게 한다. 남녀의 누드를 유머러스하게 표현한 89년작 '찡!' 이나 98년작 '창세기' 등 일련의 작품은 성(性)을 말하면서도 품격을 갖추고 있다.
金知奭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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