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양 방문단 아쉬운 만찬

###17일 오후 마지막 상봉일정을 마친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은 평양시내 청년중앙회관에서 공연된 민족가극 '춘향전'을 관람했다.

분단 50년만에 헤어진 가족들과 상봉하기 위해 평양을 찾은 남측 이산가족들은 공연의 끝부분, 성춘향과 이몽룡이 극적으로 포옹하는 장면에서 남다른 감동을 느낀듯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이산가족 100명을 포함한 남측 방문단이 공연장에 입장하자 극장 안에 있던 시민들은 약 5분 동안 박수를 치며 환영해 주었다.

###공연이 끝나자 장충식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동행한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과 함께 무대 위로 올라가 배우들과 차례로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을 했다공연을 관람하고 나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하나같이 "눈물이 핑 돌았다"며 소감을 피력했다.

장이윤(72)씨는 "눈물이 나는 걸 억지로 참았어. 참 비극적인 이별이 아닌가"라며 방북 직전 사망 소식을 접한 어머니를 잠시 회고하기도 했다.

###이산가족 방북단 151명은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에서 평양에서의 아쉬운 마마지막 만찬을 가졌다.

저녁 7시 20분부터 8시 5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평양시 인민위원회(위원장 양만길) 주최로 진행된 공식 만찬에서 이산가족들은 오랜만에 '원조' 평양냉면을 맛보며 어릴 적 회상에 잠겼다.

몇몇 노인들은 냉면을 두 그릇씩이나 비우기도 했다.

평양이 고향인 선우춘실(72)씨는 "진짜 메밀로 만든 면발"이라며 "어릴 적 먹었던담백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종업원 손희(22)씨는 "육수를 붓기 전에 냉면에 초를 쳐야 제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날이면 가족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대부분 이산가족이 말을 아끼는 등 가슴속 깊은 수심을 감추지 못했다.

임연환(84)씨는 "낮에 만났던 딸의 얼굴이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북측은 이날 냉면 외에도 청포종합냉채와 녹두지짐, 생선과일즙, 칠향계쌈찜(닭요리), 소갈비밥은행중탕 등 다양하고 푸짐한 메뉴를 내놓는 등 정성을 다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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