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가면 언제 또 만날수 있을까" "꼭 살아서 다시 만나요"
'8.15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인 17일 남쪽 이산가족들은 지난 이틀동안의 흥분과 기쁨을 뒤로한 채 북쪽 가족들에게 슬픈 작별을 고하고 다시 만날 날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기만을 빌며 밤을 보냈다.
마지막 상봉이 이뤄진 이날 이산가족들은 50년만에 이뤄진 짧은 만남끝의 아쉬움과 슬픔에 지쳐 고단한 몸을 이끌고 숙소인 올림픽 파크텔로 돌아와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이산 1세대인 노인들은 죽기 전에 꿈에도 그리던 자식과 배우자, 형제를 만났다는 만족감에 더 이상 바랄게 없다는 표정이었으나 배우자와 자식을 남겨두고 떠나는 북쪽 친지들은 남은 가족을 잘 부탁한다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북쪽의 국어학자 유렬(82)씨의 딸인 유인자(59.부산시 연제구)씨는 "어제까지만해도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허탈한 기분"이라며 "혼자 남아 좀 쉬고싶다"고 혼돈속에서 보낸 사흘에 지친 모습이었다.
북쪽 강태원(68)씨의 동생 태우(58.서울 서초구 잠원동)씨는 "앞으로는 정해진 일정동안 여러 친지들이 돌아가며 다 같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상봉대상에서 제외된 친지들의 아쉬움을 대신 표현했다.
북의 삼촌 박노창(69)씨를 만난 성규(53.서울 은평구 갈현동)씨는 "지난 13일 큰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남쪽에는 2남4녀의 아버지 형제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고 북에 삼촌만 남게 됐는데 이렇게 헤어져야 한다니 안타깝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광주에서 직계가족 77명을 모두 데리고 와 북쪽의 형 오경수(70)씨를 만나 눈길을 끌었던 길수(65.광주 동구 학동)씨는 "형과 3일간 만나니 마음이 많이 가까워졌다"며 "돌아가신 부모님의 유훈대로 형과 함께 화목한 가족을 꾸릴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북쪽의 형 김현석(65)씨를 만나고 온 현기(59.서울 성북구 돈암동)씨는 "형이 아버지를 잘 부탁한다며 참았던 눈물을 터트릴 때는 온가족이 다시 눈물바다를 이뤘다"며 "마지막으로 형과 가족사진 10장을 찍었는데 다시 상봉기회가 돌아와 이번에찍은 사진을 돌려줄 수 있길 바란다"고 재회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북쪽 전경식(68)씨의 친형 규식(72)씨는 "지난 며칠은 동생을 만났다는 사실과 50년의 한이 북받쳐서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가 되니 죽을 때까지 동생 생각을 하다 홧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에 다시 엉엉 소리내 울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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