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티와 핫팬츠에서 더 나아가 곧 끊어질 것 같은 가느다란 끈에 의지한 슬립형 상의만 걸치고도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는 우리네 젊은 여성들. 웬만큼 두꺼운 얼굴을 가진 남자들도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여성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는 '노출의 계절' 여름도 어느덧 막바지에 왔다.
일부 중요(?)부위만 가리고 어깨와 등·배꼽 등 웬만한 것은 다 내놓고 다니는 남한의 젊은 여성들과 비슷한 나이인 또래 북한 처녀들의 여름패션은 어떨까?
최근 입수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8월14일자)에 따르면 북한의 여성들도 '여성다움'을 살리려 노력하지만 '신체노출'은 거의 없다고 한다. 내놓는 것은 기껏해야 팔과 종아리 정도.
이 신문에 따르면 북한여성들은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전후해 소매가 짧은 옷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에는 무더운 날에도 소매가 긴 옷을 주로 입었다.
요즘은 여름철에 짧은 소매의 상의를 입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어깨를 노출시키는 일은 없고 소매끝이 팔꿈치 정도에 오는 반소매가 주를 이룬다. 몸에 딱 붙어 몸매가 그대로 노출되는 소위 '쫄티'도 물론 입지 않는다.
하의의 경우 바지보다는 치마를 주로 입는다. 한때 권력층과 북송교포 자녀들 사이에서 청바지와 치마바지 입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철퇴를 맞았다.
치맛자락은 짧아도 무릎만 살짝 드러날 정도이고 보통 무릎 밑으로 내려온다. 지난 82년 '여성들이 대담한 노출을 한다고 해서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하고 하는 김일성 주석의 교시가 있었지만 아직까지는 여성이 허벅지까지 드러내는 것을 사회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하지만 색상은 다양해졌고 무늬도 화려해졌다. 흰 저고리와 검정 통치마를 입는 여성이 많이 줄어들었고 알록달록한 색상과 화려한 무늬의 옷감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유행 변화의 주기도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조선신보는 평양시 보통강구역의 한 양복점(양장점) 여책임자의 말을 빌려 '작년에는 깃이 없는 웃옷이 유행했는데 올해는 자락이 짧은 웃옷을 입는 여성들이 많고, 치마의 경우는 폭이 넓고 팔랑팔랑한 것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한편 북한내 양복점에서도 신문광고 등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옷을 선전하고 있다. 또 TV 연속극의 주연배우나 화보에 소개되는 모델 등의 옷차림이 유행을 만들고 있으나 유행에 따라 옷을 입을 수 있는 계층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宋回善기자 the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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