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엽기사이트 '현실화' 우려

죽음·살인·공포 등 잔혹한 주제를 다루는 엽기 사이트가 사이버공간에서 인기를 끌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4월 만들어진 엽기사이트 '단무지'는 최근 남녀가 공동묘지에 모여 밥을 먹는 미팅행사를 가졌다.

이 사이트는 또 무인도에서 공포를 체험하면서 하는 미팅 등 엽기적 행사로 사이트 개설 몇개월 만에 회원수가 수만명을 넘어서는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귀신사랑' 사이트도 토막난 어린이 사진, 얼굴이 뭉개진 사진, 불에 타고 있는 사람 등 흉칙한 사진 100여장과 함께 심령체험담 등 엽기적인 내용으로 사이트 개설 1년여만에 90여만명이 접속, 성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12일 등장한 '엽기점닷컴'은 엽기적 사건을 논리적으로 기사화하는 기자, 엽기적 표현력으로 예술성을 높이는 문학작가, 사진작가 양성을 목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엽기란 즐겁고 좋은 것이다 △상대가 기분 나쁘게 하면 언젠가 복수한다는 등 25가지 항목으로 엽기성을 평가해주는 엽기검사 사이트도 생겨났다.

이처럼 황산에 손이 녹아 들어가는 그림, 성기를 자르는 장면 등을 보여주는 수십개의 잔혹 사이트가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은 PC 보급으로 독립 공간이 마련된데다 엽기적인 내용을 많이 제공하는 일본사이트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성환(36·신경정신과 전문의) 대동병원 진료과장은 "엽기적인 것에 대한 내성이 생기면 점점 강한 것을 원하게 되고 사이버공간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 실생활에서 엽기적인 행동을 직접 실천하는 범죄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재를 주장했다.

李庚達기자 @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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