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상봉기간 동안 TV는 쳐다보지도 않았어. 북에 두고 온 부모.형제와 북에 끌려간 아들이 자꾸 어른거려 도저히 눈물을 참을 수 없어서..."윤영자(69.여.대구시 동구 백암동) 할머니는 70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누구보다 소중한 혈육과 두번이나 생이별하는 아픔을 겪었다.황해도 평산군이 고향인 윤 할머니는 지난 45년 14살때 홀몸으로 월남, 부모와 여동생과 헤어졌다. 이후 남쪽에서 남편과 결혼, 두 아들을 얻었지만 윤 할머니의 삶은 평탄치 못했다. 아버지 대신 68년 당시 14살 어린 나이로 오징어배 '가덕호'를 타고 나간 큰아들 종업(46)씨마저 북한에 피랍, 30년 동안 소식이 없는 것. "'내일 새벽 오징어를 많이 잡아가지고 오겠다'며 나간 아들과 생이별한 부모의 모습이 지워지질 않아"윤 할머니가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도 어릴적 가족사진과 여동생, 큰아들 백일사진 등 사진 석 장.지난 82년 남편과 사별한 뒤 작은아들도 결혼, 홀로 사는 윤 할머니는 "돌아가셨을지도 모르는 부모님 산소라도 한 번 찾아뵙고 동생과 큰아들 얼굴이라도 한 번 보는게 소원"이라며 "장기수들도 고향 간다는데 납북자들은 언제 돌아올 수 있냐"며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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