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고도(古都) 경주 특산물판매소에서 파는 '효자손' 등 토산품들이 거의 '중국산'이라는 보도는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외국관광객들이 제주도 다음으로 많이 들르는 곳이 경주가 아닐까 싶다. 경주에 온 기념이자 그 상징으로 토산품 1, 2점정도를 사는게 해외여행의 패턴이다. 그런데 으레 '경주'에 들렀으니 한국산 제품으로 알고 산 그 토산품 뒷면에 '메이드.인.차이나'가 찍혀 있다. 깜짝 놀란 한 외국인이 "중국토산품을 살려면 아예 중국으로 갔지. 뭣땜에 한국에 왔겠느냐"는 반문에 한국사람이면 누구나 얼굴이 화끈했을 것이다. 그 연유는 '값이 싸다'는 이유 때문이다. 국산으론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상인들의 충정도 이해는 가지만 우리의 관광정책은 근본부터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런 중국제품류는 쌀을 제외한 전 농수산물은 물론 완구류에서 심지어 일회용 라이터에 이르기까지 홍수를 이루고 있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렇게 값 싼 중국제품도 관세를 안물려고 밀수가 성행하고 있다니 기가 찬다. 대리석속에 거의 썩은듯한 고추와 인삼을 숨겨 들여오다 세관원에게 적발된 현장을 보고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지 않을 수 없었을게다. 식탁위에 오르는 고사리까지 중국산일 만큼 우리는 지금 이런 밀수류의 '중국음식'을 그 속의 방부제와 함께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엔 어업분쟁까지 겪은 '납꽃게'가 문제 되고 있다. 무게를 늘려 돈을 더 받을 욕심에 수입업자가 꽃게속에 납덩어리를 넣어 들여오다 검찰에 적발됐다고 한다. 이미 7, 8월에 수입한 납꽃게 약 700t은 전국에 유통됐다고 한다. 얼큰하게 끓인 그 꽃게탕에 납독이 스며든 국물을 우리는 시원하다면서 먹어온 셈이다. 납은 인체에 흡수되면 배설도 안되고 그대로 축적돼 신경장애, 뇌손상, 신장질환, 불임 등을 일으키는 무서운 중금속이다.
문제는 납덩이보다 더한 독극성의 중금속을 들여와도 우리 검역소엔 그걸 적발해낼 장비가 없다는데 있다. 이건 이전에도 그렇게 들여왔고 이후에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이래저래 국민들이 화낼 일만 자꾸 겹친다.
박창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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