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석 뒤섞인 인터넷 쇼핑몰

미연방무역위원회에 제소당한 미국내 인터넷 쇼핑몰 7개사가 최근 고객들과 150만달러의 손해배상금을 물기로 합의했다. 이들이 제소당한 이유는 지난해 성탄절에 고객들이 주문한 선물을 제때 배달하지 못했다는 것. '늦게 와도 제대로 된 물건만 오면 된다'며 불안해하는 국내 인터넷 쇼핑몰 이용자들에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과 함께 쇼핑몰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국내에만 쇼핑몰수는 2천개를 헤아린다. 숫적으론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형편없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엔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인터넷 경매를 통해 휴대용 면도기를 낙찰받고 돈을 입금했는데 물건이 오지 않았다. 전화를 걸고 e-메일을 보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다', '32만원을 주고 컴퓨터 그래픽 카드를 주문했다. 물품을 받아보니 광고와 달리 화면이 깨지고 잘 보이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 '쇼핑몰에서 침구류 광고를 보고 물건을 주문했다. 광고엔 침대 커버, 이불, 메트리스 커버, 베개가 포함돼 있었으나 배달된 것은 이불과 베개뿐이었다'

이밖에 가격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인터넷 쇼핑몰의 최대 매력은 저렴한 가격. 나름대로 싸게 샀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쇼핑몰에서 훨씬 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알게 되면 이만저만 화가 나는게 아니다. 에어컨의 경우 유명 쇼핑몰인 한솔CS, 삼성몰, 바이앤조이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동일한 모델인데도 1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일부 소규모 쇼핑몰은 가격의 4~5%에 이르는 카드 수수료를 고객에게 떠넘기는 실정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인터넷상에 현금 구매가를 기재해 얼핏 가격이 싼 것처럼 보이게 한 뒤 카드로 결제할 경우 뒤늦게 카드수수료를 부담시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사기판매를 하는 쇼핑몰을 엄중 단속하겠다 밝혔다. 광고내용과 다른 제품을 판매하거나 청약취소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매출액의 5%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또 물건이 품절됐다거나 제품 사양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주문한 제품을 보내주지 않거나 배송기간을 초과한 경우에도 손해배상을 하도록 했다.

지역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쇼핑몰 이용시 반드시 비교사이트를 이용해 가격을 꼼꼼히 따져보고, 궁금한 내용은 전화로 문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