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 최고위원후보 표심잡기

22일 대구시민회관에서 15명이 나서 각 10분씩 세시간여 진행된 대구.경북지역 합동연설회에서 각 후보들은 저마다 경쟁적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공격했고 다른 한 편에서는 이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구애작전을 전개했다.

○…한나라당의 위세에 눌려있는 지역인 때문인지 후보들은 이 총재를 향해 맹포화를 날리며 당원.동지들의 마음을 달래는데 총력전을 전개.

김중권 후보는 한나라당과 이 총재가 자신이 경선에서 떨어져 민주당이 지역정당으로 남아 영남을 자기들이 싹쓸이 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강조. 김근태 후보는 "이 총재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장면을 보지 않고 TV를 꺼버렸다"고 비난한 뒤 "이 총재가 민생투어를 한다지만 오직 대권정치에만 사로잡혀 있다"고 힐난. 안동선 후보도 "이산가족 상봉 때 전 국민이 다 울었는데 제주도의 돌하루방과 서울의 이회창 총재만 울지 않았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내기도. 정동영 후보는 "냉전 수구세력에 정권을 줄 수 없다"고 강조했고 김민석 후보는 "경제와 외교, 통일을 잘 모르는 이 총재에게 국가를 맡겨선 결코 안된다"고 주장.

○…김중권 후보는 "민주당과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라면 저는 기꺼이 그 다리가 될 터이니 저를 밟고 지나가라"고 호소, 연설이 끝난 뒤 한동안 연호와 박수가 이어지기도. 한화갑 후보는 "얼마나 답답하고 서러운 세월을 살았느냐"고 당원들을 위로한 뒤 "정권교체 후 이 지역을 모두 23차례나 방문했다"며 동서화합의 실천가임을 강조. 이인제 후보는 "대구.경북은 지난 대선 당시 나에게 한 때 60%가 넘는 지지를 보내준 나의 정치적 첫사랑"이라고 열렬한 '구애'작전을 전개.

박상천 후보는 "나는 아예 경상도 아가씨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며 "법무부장관 시절 편파 인사라는 비판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 정대철 후보는 "DJ를 쫓아다닌다고 어려움과 고생이 얼마나 컸느냐"며 이 지역 민주당 사람들의 아픔을 위로하는데 주력. 조순형 후보는 "선친인 조병옥 박사가 6.25 때 대구 사수를 관철시켰고 대구사람들은 그를 54년에 국회의원에 당선시켜줬다"며 자신에게도 표를 달라고 호소.

영남에 대한 구애가 쏟아지자 부산출신의 김기재 후보는 "경상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어디갔다가 이제 왔나"라고 꼬집고 "지역에서 설움받으면서 당에서까지 왕따를 당해서는 안된다"고 영남후보 당선을 역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李東寬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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