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첩.빨치산 혐의 수십년 옥고

내달 2일 북한에 가는 비전향 장기수 63명은 남파 간첩 혐의로, 빨치산 활동 혐의로 수십년간의 옥고를 치른 냉전시대의 표상이다.

22일 비전향 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에 따르면 국가보안법, 반공법 등으로 7년이상 복역한 사람을 기준으로 현재 국내 비전향 장기수는 88명이다. 지난 89년 사회안전법이 폐지된 뒤 출소된 비전향 장기수는 모두 102명이지만 이 중 최남규씨 등 13명은 세상을 떴고, 이인모(84)씨는 지난 93년 3월 북송됐다. 이들중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65명이다.

하지만 '마지막 빨치산' 정순덕(67.여), 정순택(79)씨는 전향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번 9.2 북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 장기수들은 수십년간의 옥고와 고통을 겪으면서도 사상과 이념, 북에 있는 가족을 위해 비전향 장기수란 딱지를 달고 살아오면서 북한을 '진정한 조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비전향 장기수 송환추진위원회 권오헌 상임공동대표는 "비전향 장기수 대부분의 가족이 북에 살고 있거나 자신들이 오랫동안 감옥생활을 하면서도 지켜왔던 정치적신념에 따라 북송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에 의해 북한에 가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사람들은 인민군출신으로 포로가 됐던 함세환(69), 김인서(75), 김영태(71), 유연철(88), 윤용기(74), 한장호(77), 최하종(73), 신인영(71)씨를 비롯해 북송이 불허된 정순택 씨 등 9명뿐이다.

짧게는 15년, 길게는 43년까지 복역한 후 출소한 이들은 남한에 가족이 있어 개별적으로 거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울 갈현동 '만남의 집', 제기동 '민중 탕제원', 봉천6동 '만남의 집' 등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9년 2월 2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취임 1주년 사면 이후 정부는 이들을 '출소 남파간첩 등 공안사범'이라는 공식 용어로 표기하고 있다. 물론 올해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에는 합의문에 표기된대로 비전향 장기수라는 표현을 병행해서 사용하고 있다.

과거의 경우 남측은 '미(未)전향 장기수', 북측은 '비(非)전향 장기수'라는 용어로 서로의 입장 차이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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