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란(33·수성구 지산1동 558의4번지)씨는 요즘 발걸음이 땅에 붙은 듯 무겁다. 약해지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지만 딸 현하(3)의 병원비 청구서를 받아들 때면 무능한 자신이 밉다.
지난 달 7일 배가 아프다며 칭얼대는 현하를 데리고 영대병원을 찾은 최씨는 소아암(신경모세포종양) 판정을 받았다. 심장과 척추 뒤쪽 사이에 암 덩어리가 자라고 있다는 것. 벌써 두차례에 걸친 항암치료를 받았다.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빠지기 시작한 머리카락은 이제 한 올도 남지 않았다.
"마취가 잘 되지 않아 10분 걸리는 골수 채취시간이 40분이나 걸렸습니다" 골수채취시간 동안 현하가 엄마를 부르며 울자 최씨는 병실 복도에서 귀를 막고 울었다. 올해 초 이혼한 전남편은 현하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최씨는 현하가 아프다며 아빠를 찾을 때 가장 힘들다.
그 동안 치료비는 400여만원. 앞으로 남은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 3년간의 치료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 지 막막하다. 5천만원이나 드는 골수이식 수술비는 커녕 면역력이 약한 현하를 위해 매일 타는 택시요금조차 힘겹다.
현하곁을 떠날 수 없어 최씨는 다니던 백화점을 그만두고 친정과 친지들로부터 돈을 빌려 치료비를 댔다. 이것도 모자라 얼마전 영세민 신청을 하고 전세집을 사글세로 옮겼다. 최씨 모녀의 딱한 사정을 들은 '어린이에게 새 생명'이라는 단체와 동아백화점(수성점)직원들은 성금을 보탰다.
최씨는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도 현하가 반드시 낫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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