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교육장관의 시세차익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무언가 큰 일 치를 인재는 처음부터 어딘지 듬직한 구석이 있다는 말이다. 송자(宋梓) 교육부장관의 경우는 어찌보면 이와는 반대 되는 케이스다. 송 장관은 92년 연세대총장에 선임, 이중국적 시비에 휘말려 곤욕을 치를때부터 교육자로서는 어딘지 아슬아슬한 느낌을 주던 사람이다. 그런 경력의 그가 이번에는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삼성전자주를 인수, 16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새삼 눈길을 끌고 있으니 어쩐지 "될성부른…"이란 말이 새삼 떠오르는 것이다. 송 장관측은 시세차익을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가 회사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주는 주식을 받았을뿐이며 "적절한 시기에 시세 차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생각을 갖고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사실을 폭로한 참여연대측은 회사에서 제공한 가지급금이나 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수해서 시세차익을 얻은만큼 내부거래를 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문제는 앞으로 좀 더 따져봐야 알겠지만 어쨌든 시세차익을 굳이 '사회에 환원할 것 없이' 처음부터 말썽날 여지가 있는 처신은 하지 않는게 진정한 교육자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은 아쉬움도 든다. 실상 그를 아끼는 사람들은 경영능력과 부드러운 성격, 남의 의견을 폭넓게 수용하는 아량 등 그의 장처를 높이 평가한다. 그래서 정부에서 그를 중용케 됐겠지만 재계나 민간단체서도 인기가 높다. 이번에 말썽이 난 삼성전자 사외이사직을 비롯, 자유기업센터 이사장, 제2건국범국민추진위원장, 예술의 전당후원회장, 민주당 국정자문위원장 등 19개의 감투를 쓰고 또 현직의 교육부장관으로 뛰고 있는것도 그만큼 그가 유능한 때문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주식을 받아둔게 그렇게 죄되느냐고 항변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송 장관의 감투가 얼마가 되든 그는 교육자다. 연세대총장과 명지대총장, 교육부장관의 경력이 말해주듯 그는 교육자가 분명하고 차세대의 사표(師表)가 돼야할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권력과 돈 주변을 맴도는 그의 처신이 어쩐지 미덥지 않은 것이다. 전문성과 탁월한 경영능력의 송 장관인만큼 '장관감'은 분명하다고 우리는 믿는다. 그러나 그 자리는 교육부가 아니라 외교통상부나 산업자원부가 더 어울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김찬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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