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뮤추얼펀드 등 소액 금융상품 확대

'부동산도 소액투자 시대가 열린다'

국내에도 내년 중순부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또는 부동산뮤추얼펀드)'가 도입되는 등 선진국에서 보편화된 부동산 간접투자(금융)상품이 확산될 전망이다. 부동산투자와 금융기법을 결합한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은 안정성은 물론 상대적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택·부동산 업계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 본격 시판될 경우 부동산시장의 자금 유입이 활성화돼 침체된 부동산경기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간접투자의 총아 '리츠'=건교부가 '부동산투자회사법'을 올 하반기 정기국회에 상정, 내년 중순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인 제도이다. 리츠(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부동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뮤추얼펀드를 운용하는 회사. 소액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위탁받아 부동산이나 관련 대출에 투자한 뒤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한다. 은행 부동산신탁상품이 신탁형이라면 리츠 상품은 리츠의 주식을 개인투자자들이 매입해 주주 자격으로 배당을 받게되는 형태이다. 리츠는 주식회사로 설립되며 자본금은 1천억원 이상으로 정해 영세업체의 난립을 막고 대형화를 유도한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 초기에는 임대사업을 통해 수익을 꾀하고 점차 아파트, 상가, 토지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증권(MBS)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서민들도 적은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자본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임대전문 부동산투자회사들도 잇따라 등장해 부동산시장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건설업계도 개발자금을 직접 자본시장에서 조달할 수 있어 현재보다 국내에 5조원 정도의 추가 자금 지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리츠제도는 미국이 지난 60년대 도입한 것을 비롯해 영국, 독일, 호주, 일본 등에서 운영되고 있고 이들 국가에는 리츠의 지분이 주식의 형태로 증권시장에 상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리츠제도의 도입으로 제조업 부문의 생산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거나 부동산투기를 조장하는 등의 부작용도 우려된다.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정상국 교수(대구대·부동산학)는 "리츠는 그동안 목돈이 없어 부동산 투자 기회가 봉쇄됐던 서민들에게 간접적인 투자 기회를 주고 부동산 시장에 원활한 자금 공급이 가능하게 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며 "리츠제도의 정착을 위해선 투명한 자금 운용을 위한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주택저당채권 유동화증권(MBS)=지난해 도입된 ABS는 국내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의 효시. 기업이 재무구조개선이나 자금회전을 쉽게 하기 위해 부동산을 비롯해 각종 채권, 유가증권 등을 담보로 발행되는 증권이다. 도입 1년여만에 총 18조원 규모의 물량이 시장에 나왔다. 고액상품인 만큼 주로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가 매입했다. 앞으론 100만원 안팎의 소액 물량이 늘어나 개인도 투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MBS는 금융기관이 주택을 구입하려는 고객에게 해당 주택을 담보로 대출해 준 채권을 중개회사가 사들여 다시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 이는 자본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매각되고 매각자금은 당초 대출을 취급한 금융기관에 회수돼 주택자금 대출 재원으로 사용된다. 쉽게 말하면 집값의 20~30%만 있으면 장기저리로 주택자금을 쉽게 융자 받아 집을 마련할 수 있게 뒷받침하는 제도. 지난 4월 한국주택저당채권유동화(주)가 국민주택기금이 보유한 채권 8만 계좌를 기초로 4천억원 규모의 MBS를 발행했다.

▨은행의 관련 상품=국민은행이 시중은행으론 처음으로 지난 7월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선보였다. 일반신탁상품과 비슷하지만 투자대상이 부동산 관련 자산이라는 점이 다르다. 최저 가입한도는 500만원으로 소액투자가 가능하며 1년 6개월 뒤 일시에 배당을 받게 된다. 국민은행측은 투자물건을 엄선했기 때문에 수익률이 12%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 조흥, 평화, 하나은행도 관련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金敎榮기자 kimky@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