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폭락으로 1년여 큰 고통을 겪었던 계란 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양계농의 주름살이 오랫만에 펴지고 있는 반면 구제역 파동이후 상승세를 보여 온 돼지산지 값이 크게 떨어져 양돈가들은 시름에 젖는 등 희비쌍곡선이 엇갈리고 있다. ◆왜 내리나
전국적으로 돼지 사육두수가 늘어나 산지돼지 값이 크게 하락, 사육농가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6월말 마리당(100kg기준) 22만원을 호가하다 7월 중순 18만원선으로 떨어졌던 산지돼지 값이 8월말 현재 고령지역에서는 17만원, 영천에선 16만 3천원까지 하락했다.
이같은 하락세는 무엇보다 전국적으로 사육두수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적정 사육두수는 600만 마리 정도지만 구제역 발생 이후 사육농가가 꾸준히 늘어 사육두수가 현재 800만여 마리로 증가했다. 경북지역도 98만여 마리에서 100만여 마리로 늘었다.
게다가 수출용으로 정부가 수매했던 비축육이 구제역 발생으로 수출길이 막히면서 1일 100t씩 내수 시장에 풀리고 있는 것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또 정부가 지난해 6월 다이옥신 파동으로 수입을 중단했던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을 9월부터 재개키로 해 가뜩이나 실의에 빠진 사육농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돼지 사육농 이광호(43.영천시 북안면 도천리)씨는 "현재 출하가격으로는 생산비만 겨우 건지는 정도"라며 "돼지 사육 농가 입장에서는 돼지를 규격돈(100kg)만 되면 출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적자가 나더라도 내다 팔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울상 지었다. 양돈 농가들은 특히 수출외에 특별한 소비진작책이 없다는 점에서 추석 반짝 특수가 지나면 돼지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한숨짓고 있다.경북도는 "사육농가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모돈을 도태하고 인공수정도 자제하는 등 스스로 물량을 줄여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령.金仁卓기자 kit@imaeil.com
영천.徐鍾一기자 jiseo@imaeil.com
◆왜 오르나
산지 계란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1년간 계속된 최악의 가격파동을 벗어나고 있다.
경북지역 계란 주산지인 봉화, 안동지역의 최근 계란 도매가격은 특란 기준, 평균 80원 선으로 최저점이던 지난 6월 이전의 45원대에 비해 80% 이상 올랐다.
계란가격 회복은 6월 하순 60원대로 시작, 지난달 중순 70원대, 이달 들어 3~4 차례의 인상을 거쳐 24일에는 89원까지 급상승하는 추세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여름철 비수기가 끝나면서 학교급식과 도시락 반찬용 등으로 소비가 급증하고 추석 특수기를 대비한 상인들의 물량확보가 시작된 데 힘입은 것이다.
또 뉴캐슬병이 확산돼 산란계 집단폐사가 잇따른데다 적정사육수 초과분에 대한 정부 수매 및 농가 자진 도태로 계란 생산량이 크게 감소, 공급 부족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봉화읍 도촌리 양계단지내 (주)유진축산 정남철(61)대표는 "최근 계란값이 크게 올라 요즘 직원 10명이 철야작업에 나서야 할 만큼 바빠졌다"며 "연말까지는 생산비 65원(특란기준) 보다 높은 강보합세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산란기의 성계는 감소한 상태지만 8월 현재 산란계의 수가 적정선인 4천500만수를 훨씬 초과한 5천만수를 넘고 있어 병아리가 산란기에 접어드는 연말이면 현재의 가격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최근 계란값 상승추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적정사육수 유지가 필수"라며 농가의 무분별한 병아리 입식 자제를 요망했다.
봉화.金振萬기자 factk@imaeil.com
안동.鄭敬久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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