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빗나간 성문화 제동을"

대구시 서구 내당동 단란주점 종업원 최모(18)양은 오늘도 지옥같은 하루를 보냈다. 매일 반복의 연속인 외박때문이다. 주인의 매서운 눈초리, 400만원에 이르는 빚에 떠밀려 별 수 없는 처지다. 화대 20만원을 받지만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은 5만원뿐. 이런 생활로 언제 대구 인근 티켓다방에서 진 빚을 다 갚을 수 있을 지 막막하기만한 나날이다. "이젠 다른 아이들처럼 학교도 다니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싶어요"

빗나간 어른들의 성충동앞에 10대들이 갈수록 망가지고 있다.

지난해말 전 국민의 관심속에 요란을 떤 10대 매매춘과의 전쟁이 9개월 흘렀지만, 매일신문사 사회부팀이 일주일동안 대구와 인근지역을 취재한 결과, 소위 '영계 장사'는 여전히 성업중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대 매매춘은 예전처럼 공공연하지는 않았지만 티켓다방, 보도방, 주점, 사이버 원조교제 등을 통해 조직적으로 은밀하게 더욱 '지하화'해가고 있는 상황.

이에대해 사회병리현상전문가들은 기성세대의 반성과 함께 청소년 선도대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티켓다방=대부분 중·고를 중퇴한 티켓다방 10대들은 대낮에 쉬거나 차배달을 하면서 단속의 눈길을 피하다 밤이 되면 시간당 2만원을 받고 노래방이나 가요주점으로 출장을 갔다가 이른바 2차를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성주, 왜관, 달성 등 대구인근의 다방들의 경우 부모동의서만 있으면 15~18세 미만을 고용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지만 상당수 10대들은 위조한 동의서를 갖고 불법 취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업원 10여명중 10대 7명을 고용하고 있는 달성군 논공읍의 한 티켓다방 종업원 이모(20)양은 "요즘 15, 16세된 아이들에게 밀려 벌써 퇴물취급을 받고 있다"면서 "업주에게 10대는 싸게 수월하게 부릴 수 있어 20대보다 훨씬 나은 '대접'을 받는다"고 했다.

성주읍의 한 다방주인은 "얼마전 업자들이 모여 '10대 고용금지'라는 자정노력도 했지만, 손님들때문에 허사였다"면서 "주말이면 대구에서 '원정' 손님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보도방=유흥업소에 당일치기로 여종업원을 공급하는 보도방도 10대 매춘의 또 하나의 온상으로 번창하고 있다. 대구시내 30개여개 보도방마다 절반 정도는 10대일 정도다.

이들은 보통 3~5명이 조를 이뤄 나이트클럽 등에 있다가 보도방의 호출을 받은 조장의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 보도방의 업주는 "단속때문에 단골업소나 매상을 많이 올려주는 손님에게만 은밀하게 10대를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원조교제=지난 7월 청소년 성보호법 시행으로 처벌을 강화한 원조교제 역시 여전히 활개.

이번 여름방학에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두차례 원조교제를 했다는 이모(17·달서구 상인동)양은 "게임방에서 어른들과 채팅을 하다 '돈이 필요하다'고 하면 만나자는 사람이 많아 손쉽게 상대를 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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