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민주당은 국민을 뭘로 아나

민주당은 국민을 무엇으로 아는가.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해 김태정 법무장관 해임을 즈음하여 국민을 하늘로 알고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민주당은 국민을 하늘로 보고 정치를 하는 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민주당은 소위 윤철상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선관위의 선거비용 실사 개입 발언이 물의를 빚자 서영훈대표와 당직자등이 해명에 나서면서 "시대가 달라졌는데 정당이 어떻게 검찰이나 선관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겠느냐"했다. 시대가 달라졌다면 그동안 소위 검란(檢亂)은 왜 일어났으며 부장판사의 선거재판에 대한 고백파동은 왜 일어났는가. 국민의 생각이 어떤지 몰라도 너무 모르는 발언이 아닌지 모르겠다.

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야당보다 많았겠느냐"며 민주당이 중립적이었다는 증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또한 어거지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4.13총선이 끝난후 선관위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건수가 민주당 181건 한나라당47건이었다. 이를 수학적으로만 계산하면 의뢰는 민주당이 3.85배 많은 데 고발은 1.71배 밖에 안된다. 오히려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정말 민주당은 국민의 생각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 윤 부총장의 발언이 '사실과 다른 과장 발언이거나 사실무근'이라는 해명은 무엇인가. 민주당은 당직자가 의원총회에서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함부로 해도 괜찮은 정당인지 묻고 싶다. 민주당은 여당인가 야당인가.

"법정비용의 절반만 신고하라"는 말이 어떻게 "선거비용과 정당비용을 절반씩 사용하라"는 의미가 되는가. 민주당 당직자의 우리말 수준이 그정도 밖에 되지 않았단 말인가. 민주당은 더이상 말장난을 하지말라. 국민을 무엇으로 알고 이렇게 까지 하는가.

이렇게 논리에도 맞지 않는 말로 해명을 계속한다면 집권당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비록 정기국회와 연계시키는 야당의 공세는 민주당의 주장대로 정치공세일수도 있다. 그러나 언론을 비롯한 국민여론은 정치공세가 아니다. 이런 문제를 놓고 국민이 납득 못하는 해명만 늘어놓고는 무대응으로 일관하겠다는 것은 선거비 실사 개입의혹을 묵살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볼 수 없다. 민주당은 스스로 특별검사를 도입해서라도 국민의 의혹을 벗겨주어야 한다. 그래야 기한을 내년으로 잡고 추진중인 김대중 대통령의 개혁도 무리없이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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