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타이틀을 상실하면서 북한이 사상최초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을 배출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조인주(30.풍산체)는 27일 일본 오사카 부립체육관에서 열린 6차 방어전에서 북한 국적의 조총련계인 동급 6위 홍창수(26.가나자와체)에게 시종일관 고전한 끝에 0-3(110-116 107-119 109-117)으로 심판전원일치 판정패했다.
18전 전승(7KO승)을 달렸던 조인주가 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음에 따라 한국의세계챔피언은 WBC 라이트플라이급의 최요삼(숭민체) 혼자 남게 됐다.
조총련 출신으로 최초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인 된 홍창수는 22승(5KO승)을 마크하며 북한 프로스포츠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전문가들이 일방적인 우세를 예상했던 조인주가 무기력하게 패한 이유는 부상으로 인한 훈련부족이다.
타이틀전을 앞두고 풍산프로모션은 챔피언의 컨디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장담했으나 조인주는 한 달전부터 가슴과 복부에 심각한 근육통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훈련부족인 상태에서 링에 오른 조인주는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찾아볼 길 없었고 펀치의 강도나 횟수도 현격히 줄어들어 도전자의 패기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반면 홍창수의 입장에선 생애 최고의 경기였다.
어렵게 도전권을 잡았던 홍창수는 1라운드 시작 종과 함께 거칠게 파고들어 챔피언을 당황하게 만들었고 2라운드에는 레프트 스트레이트로 상대 오른쪽 눈자위를찢었다.
초반 적극적인 공세로 주도권을 잡은 홍창수는 4라운드 중반 강력한 원투 스트레이트를 조인주의 턱에 작렬시킨 뒤 다운을 뺏아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조인주는 5라운드부터 실점 만회에 나섰으나 되받아치기로 나선 홍창수를 붙잡기에는 몸이 움직여주지 않았다.
홍창수의 압도적인 리드속에 경기 후반은 유혈로 얼룩졌다.
초반 오른쪽 눈자위가 찢어졌던 조인주는 11라운드에서 홍창수의 버팅으로 인해이마까지 찢어져 피가 얼굴을 뒤덮었고 1점 파울을 당한 홍은 '노란머리'가 빨간피로 흥건히 적셔졌다.
마지막 12라운드들어 조인주는 안간힘을 썼지만 패기만만한 도전자를 눕히지는못했다.
북한 최초의 세계 챔피언인 된 홍창수는 경기 뒤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들고 올라 와 3천여명의 조총련 교포들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했다.
이날 경기는 일본에서 오랜만에 펼쳐진 세계 타이틀전이지만 홍창수가 일본명도쿠야마 마사모리 대신 자신의 국적과 한국식 이름을 밝힘에 따라 TV 중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홍창수의 향후 2차례 방어전에 대한 옵션을 쥐고 있는 풍산프로모션은 리턴매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홍창수 '조선은 하나다' 목놓아 외쳐=
북한 최초의 프로복싱 세계 챔피언 홍창수(26.가나자와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했고 '조선은 하나다(One Korea)'라고 목놓아 외쳤다.
27일 오사카에서 열린 세계복싱의평의회(WBC) 슈퍼플라이급 타이틀매치에서 챔피언 조인주(30.풍산체)를 꺾고 새 왕좌에 오른 북한 국적의 재일교포 3세 홍창수는챔피언 벨트 못지않게 남다른 민족애로 눈물을 글썽였다.
경기 뒤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링에 들고 올라 온 조인주는 아버지 홍병윤(62)씨,어머니 권민자(57)씨, 한국 국적이지만 가장 절친한 교포 친구 이병록(26)씨와 어깨동무한 채 통일을 합창했다.
또한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숱한 불이익을 감수하고도 당당히 북한 국적을 밝히고 있는 홍창수는 "판문점에서 반드시 경기를 벌이고 싶다"고 말해 민족의 비극을가슴에 묻어두고 있었음을 드러냈다.
다음은 홍창수와 일문일답.
--예상을 뒤엎고 챔피언이 된 소감은
▲조인주는 스피드와 힘, 파워 모두 뛰어난 챔피언이지만 오늘은 너무 무기력했다. 경기 전부터 나를 2류선수로 너무 얕본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오히려 나에겐 행운으로 작용했다.
--언제 승리를 확신했는가
▲경기 전부터 자신있었다. 1라운드를 마친 뒤에는 승리를 확신했다. 하지만 종반으로 접어들어 조인주가 뭔가 준비한 것이 나오지 않을 까 두려웠다.
--앞으로 방어전 일정은 어떻게 되는 가
▲지금 막 챔피언이 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일정을 세우지 않았다. 생각같아선꼭 판문점에서 방어전을 치르고 싶지만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북한 국적으로 활동할 계획인가
▲그렇다. 조국에 대한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오늘 경기 전 '우리의 소원은통일'을 따라 부를때는 눈물이 났지만 '기미가요(일본 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귀에 들리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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