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당, 선거비용 실사 개입 총공세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선거비용 실사 개입 의혹과 관련, 대여 전면전을 선언하는 등 공세를 연일 강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서영훈 대표의 사과에도 "총체적인 선거부정을 통해 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라고 맹비난하면서 김대중 대통령의 사과에 이어 특별 검사제와 국정 조사를 요구하고 수용되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 보이콧 및 장외투쟁 돌입도 불사하겠다는 초강경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한나라당은 지난 26일부터 각종 회의를 잇따라 소집, 대여 투쟁 결의를 거듭 다지는 한편 대응책을 논의했다. 28일에도 총재단 회의와 의원총회를 소집, 구체적인 전략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했다. 대국민 홍보차원에서 특별당보도 제작키로 했다. 이날 소속 의원들을 2개 팀으로 나눠 각각 중앙선관위원장과 검찰총장을 방문, 책임 을 추궁하는 동시에 사퇴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주진우 총재 비서실장 등은 청와대로 가 "민주당이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 당초 기소대상자에 포함됐던 선거법 위반자 10여명을 제외시켰다는 데 그 명단을 공개하라"는 등 김 대통령에 대한 6개항의 공개 질의서를 제출한 뒤 "진솔한 답변이 없을 경우 향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김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의총에서 이 총재는 모두 발언을 통해 "부정.금권 선거를 자행한 뒤 그것을 축소.은폐하려고 검찰과 선관위에 압력을 가하는 비열한 짓을 함으로써 민주주의를 파괴시켰다"며 "이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당력을 총동원, 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독려했다.

한나라당은 이어 29일엔 국회에서 소속 의원과 당직자 등이 참석하는 대규모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대여 투쟁에 신속하게 나서고 있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한 정국이 계속되면서 수세로 몰려왔던 당 처지가 그만큼 절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당은 정국을 반전시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호기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徐奉大기자 jinyoo@imaeil.com

총선비용 실사개입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 민주당은 서영훈 대표의 사과 표명과 적극적인 해명으로 '선거비용 실사 개입의혹'논란이 가라앉기를 바라는 분위기지만 한나라당의 강경 일변도에 기류가 식을 것 같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8일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도 이같은 곤혹스런 입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몇 달 잘 해왔던 것을 한 입에 털어 먹었다"는 김옥두 총장의 말처럼 이번 파문은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쥐고 있던 여권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 주변에서는 이날 오후 전당대회 준비상황 보고회에서 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으로부터 질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서 대표의 해명과 함께 야당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정치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등 조기진화에 총력대응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서 대표는 27일 열린 당3역회의에서 "발언 중 일부가 과장됐거나 사실무근이지만 이로 인해 물의가 일어난데 대해 당 대표로서 관련기관과 국민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선관위와 검찰에 사과했다. 김 총장도 "이번 사태의 본질은 당내 비공개회의 석상에서 일부 의원이 제기한 당에 대한 불만을 무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전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발언일 뿐"이라며 의혹 부분에 대해 조목조목 해명했다.

그는 "윤철상 부총장이 검찰을 거론한 것 같이 보도되고 있으나 기소라는 표현 때문에 오해한 것"이라고 말하고 "선관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도 만일 그랬다면 우리 당에서 야당의 7명보다 많은 12명이 고발됐겠느냐"며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한편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등 총공세를 취하고 있는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단순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있다.

김 총장은 "정기국회를 앞둔 시점에서 야당이 이를 대여 공격의 빌미로 삼거나 정국주도권 장악의 계기로 활용하려는 정략적 속셈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관계 회복과 국회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지만 정치공세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민주당, 경선 막바지 후보간 설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후보들간의 감정이 격화, 충돌사태를 빚고 있다. 금권.혼탁 주장이 제기돼 격돌했고 경선 후유증에 대해서도 서로 날을 세우며 대립하고 있다. 하일라이트는 동서화합 후보연대(한화갑-김중권-김기재)의 한화갑 후보와 권노갑 고문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박상천 후보가 27일 열린 인천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기자들 앞에서 가시돋친 '장외 설전'을 벌인 것이다. 박 후보가 3자 연대설을 강력히 비판하는 연설을 마치고 기자실로 들어오자 먼저 와 있던 한 후보가 "남을 비판하지 말고 자기 얘기나 하지"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박 후보는 "귀하가 짝짓기를 중단하면 나도 비판 안한다"며 맞받았다. 설전은 10여분간 이어졌다. 한 후보는 "네거티브 전략으로 나가면 실덕(失德)하고 표 떨어진다."며 "'보이지 않는 손'이 내려보낸 명단에 자기 이름이 들어있으니까 그 얘기는 안하고..."라고 역공했다. '보이지 않는 손'은 물론 동교동의 맏형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겨냥한 것이다. 박 후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한 후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 양반이 주동이 돼 짝짓기를 주도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정권을 뺏길지 모르니까 정권 안 뺏기려고 하는 고언이다"라고 맞받았고 한후보는 "정권 뺏기기는 누가 뺏긴다고 그래. 그런 말 하는게 아니야. 인물론이나 얘기하라."며 불편해 했다.

냉랭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옆에서 지켜보던 김근태 후보가 "3자 연대에 나도 좀 끼워 달라. 수도권 출신인 나하고 연대하면 지역얘기도 안 나올 것"이라며 끼어 들었다. 설전은 한 후보가 "인물은 인물이다. 우리는 장관도 못하는데..."라며 먼저 자리를 뜨면서 끝났다.

박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지금 나오고 있는 전국정당화와 지역안배론은 3자 연대라는 짝짓기와 결부된 정치적 음모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며 한-김-김 후보의 3자 연대를 강하게 비판했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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