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대 방송탑 대화재 '상황 비관적'

러시아 최대의 TV 및 라디오 방송 탑인 오스탄키노에서 27일 대화재가 발생해 모스크바 시내 모든 방송이 한때 중단되고 탑내의 전기가 완전 두절되는 한편 화재진압 장비를 운반하려고 탑에 오르던 소방관 3명을 포함하여 10명이 고립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오스탄키노 방송탑이 붕괴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모스크바 당국과 경찰은 취재진을 위시해 탑 주변 500ｍ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령을내렸다고 이타르 타스통신은 전했다.

오스탄키노 방송탑 화재는 27일 오후 3시30분(현지시각) 방송탑의 지상 460ｍ높이에 있는 무선 회사가 사용하는 배선의 누전 때문에 먼저 일어났으며 엘리베이터가 화재 직후 떨어지는 바람에 두번째 화재가 일어났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엘리베이터에 탔던 6명이 화재 직후 엘리베이터가 수백ｍ 급하게 내려가는 바람에 부상을 입고 갇혀있으며 또 소방관 3명과 엘리베이터 조작원(여성) 1명도 지상 330ｍ에 높이에서 정지해 버린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코모스크비 라디오 방송은 구조대가 모든 엘리베이터에 접근해 이들을 구출해 현재 엘리베이터에 갇힌 사람은 없다고 보도했다.

높이 540m에 이르며 자체의 위용과 장식조명 등으로 인해 러시아 관광명소의 하나로도 꼽히는 오스탄키노는 28일 새벽 현재 모든 조명이 꺼지고 외곽에 이 탑을 비춰주는 조명만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화재로 인한 연기가 이 탑의 중간부분을 감싸고 있다.

발화지점은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지상 340ｍ에 위치한 전망대와 식당의 위쪽이어서 관광객들은 큰 피해없이 계단을 통해 대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방송탑에 갇혀있는 부상자 이외의 인명피해 여부 역시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오스탄키노 타워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으며 지난 67년에 건립됐으며 20개 이상의 TV와 라디오 방송사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세계에서 제일 높은 방송 송신탑은캐나다의 토론토에 있는 CN탑이다.

이번 화재로 NTV와 RTR, ORT 등 모스크바 3대 방송을 비롯한 모스크바의 전(全)TV.라디오 방송이 오후 6-7시께부터 중단됐으며 에코 모스크비(모스크바 메아리) 라디오를 비롯한 일부 언론사의 방송만 자정을 전후해 재개됐다.

앞서 빅토르 클린킨 모스크바시 소방본부 부(副) 공보관은 타워 엘리베이터 안에 소방관 3명을 포함해 4명이 갇혀있다고 전하고, 이들이 진화장비를 공급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타워의 전기가 갑자기 끊기는 바람에 갇혔다고 설명했다.

클린킨 부공보관은 "불행히도 엘리베이터를 매달고 있는 케이블이 타고 있고 타워의 불길은 점차 아래층으로 번지고 있다"며 상황이 비관적임을 시사했다. 소방본부 대변인은 타워내 두대의 엘리베이터 운행이 중단됐으며 한대의 엘리베이터가 통제불능이라고 전하고, 이 안에 승객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레오니드 라만 통신장관과 만나 예비 안테나를 이용한 방송의 조기 재개 방안을 논의했다고 이타르 타스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도 사고 현장에 나와 화재 상황을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