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정관념에 막힌 재생골재 신기술 개발

성일산업 개발"신기술을 이용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가 알아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재생골재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들어 지역에서 이뤄진 토목, 건축공사에서 재생골재가 사용된 비율은 0.01%도 채 안될 겁니다"

건설 폐자재를 사용해 재생골재를 생산하는 (주)성일산업(대구시 달서구 본동) 임수혁(43) 사장의 말이다. 성일산업은 지난 96년 지역 최초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업 허가를 얻은데 이어 건설신기술인 '폭기수조 및 콘트라샤를 이용한 건설폐기물 재생공법'을 통해 재생골재를 생산, 환경마크 인증과 우수 벤처기업 지정을 받았다.

재생골재는 철거된 건물에서 나오는 콘크리트를 파쇄, 세척하는 과정을 통해 토목 및 건설 공사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크기로 가공한 것. 특히 성일산업은 기포가 발생하는 물탱크에서 폐자재의 불순물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는 신기술을 도입, 고품질 재생골재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건자재시험연구원에서 재생골재의 품질을 측정한 결과 자연골재와 거의 동일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가격은 자연골재의 절반에 불과하다. 자연골재는 ㎥당 6천~7천원이지만 재생골재는 3천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외면당하는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 환경친화제품을 앞서 사용해야 할 지자체조차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건설교통부, 환경부 등에서 공문을 내려보내 재생골재 사용을 요청하고 있지만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어 효력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근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돼 하반기엔 판로가 다소 넓어질 전망이다.

"아직 재생골재 사용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지 못한 탓이겠죠. 하지만 지자체조차 지역기업의 신기술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누가 알아주겠습니까. 공들여 개발한 신기술이 고정관념에 막혀 사장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金秀用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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