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중반이후 극심한 경영압박에 시달려온 국내 화섬업계가 최근 불황 탈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역 화섬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화학섬유 사(絲) 수출실적은 7억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6% 늘어났다.
이에 따라 화학섬유 사 재고도 올 1분기 월 평균 6만3천t에서 8월들어 4만6천t으로 줄었으며 수출단가는 폴리에스테르 장섬유사(75D) 기준으로 파운드당 지난 3월말 53센트에서 현재 62센트로 높아졌다.
화섬 경기가 저점을 탈출한 것은 지난 5월부터 자율적으로 생산량 20%를 감축하자는 국내 화섬업체들의 감산결의가 제대로 지켜져온데다 업계간 자율합병 등으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양사와 SK케미칼은 폴리에스테르 사업부문 합병 조인식을 갖고 10월 신설 법인 창립 목표로 합병작업을 마무리 중이다.
국내 폴리에스테르 장섬유사 최대 생산업체인 한국합섬도 세계 최대의 가연사 생산업체인 미국 유니파사와 지난달 가연사업부문 합작사를 설립키로 했다.
여기다 대하합섬이 법정관리 신청 이후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다른 대기업들도 노사갈등, 판매부진 등으로 가동률을 줄이면서 재고가 현저히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국내 화섬업체 수는 80년대 말까지 8개사였으나 한국합섬, 대하합섬, 성안합섬 등 지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14개사로 늘어나 90년 하루 1천305t이던 화섬사 생산량이 99년 말에는 4천670t으로 급증, 그동안 업계에서는 출혈수출, 내수시장 덤핑 등 제살깎기 경쟁이 치열했다.
구미 한 화섬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는 볼 수 없으나 추석 이후 성수기로 들어서면 기대를 가져볼만 하다"고 말했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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