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당, 서영훈 대표체제 유임-선출직 한화갑 의원 최다 득표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30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임시전당대회에서 서영훈(徐英勳, 81) 대표를 대표최고위원으로 재지명했다.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의원 8천710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후보 1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4인 연기명 방식의 전자투표에서 한화갑(韓和甲) 의원이 최다 득표로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한 의원은 이날 4천993표를 얻어 1위로 당선됐다.

한화갑 이후 2위 이인제, 3위 김중권이 차지했고 박상천 김근태 정동영 정대철 등 7명이 선출직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김대중 총재가 직접 지명하고, 대의원의 인준을 받는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 서영훈, 신낙균, 장태완, 장을병, 권노갑 등 5명이 지명됐고, 대의원들은 만장일치 박수로 통과시켰다.

지명직 최고위원은 전문성과 경륜을 고려하고, 원내와 원외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 골고루 포함됐다.

민주당 임시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서영훈 대표와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

유재건(柳在乾) 전당대회 의장 등 지도부가 전면의 단상위에 자리잡은 것과 달리후보들은 중앙무대에 대의원들과 같은 높이에 좌석이 마련돼 과거 전당대회와는 다

른 모습이었다.

김중권(金重權) 후보가 연단에 나서자 대구, 경북지역 대의원들은 박수와 함께

김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열렬한 지지를 보냈고, 이인제(李仁濟) 후보의 연설때는

충청지역 대의원들의 박수가 컸다.

가장 먼저 등단한 안동선(安東善) 후보는 '보이지 않는 손' 발언으로 권노갑(權

魯甲) 고문을 비판했던 한화갑(韓和甲) 후보를 겨냥, "최고위원을 양보한 분이 있는

데, 최고위원이 뭐길래 30년 한솥밥을 먹으며 지켜온 의리를 저버리고 음해를 하느

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투표는 당초 예정보다 5분 늦은 오후 3시15분부터 김원길(金元吉) 선관위원장의

투표개시 선언과 함께 시작됐고, 후보들과 지구당 위원장들부터 47개 기표소에서 전

자투표권을 발급받아 투표했다.

김 선관위원장은 투표 중간에 마이크를 잡고 "기표소 앞에 일부 몰지각한 지구

당 위원장들이 대의원 투표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데 전부 자리로 돌아가달라"며 강

력히 경고했고, 여성 도우미외에 중앙당 당직자를 기표소에 추가로 배치시켰다.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비디오 화면을 통해 전자투표 요령이 반복 소개됐고, 대

의원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연설장면과 연예인들의 영상

축하메시지, 합동토론회 사회자의 총평 등이 방영됐다.

또 투표시작 20분만에 10%의 투표율을 넘어섰다는 안내 방송과 중앙컴퓨터 화면

이 나오는 등 투표 진행상황이 10분 정도 간격으로 표시돼 전자투표의 효율성을 실

감케 했다.

그러나 일부 대의원들이 대의원증을 분실하고 작동 미숙으로 도우미가 기표소에

함께 들어가 작동법을 알려주는 등 일부 혼선이 빚어졌고, 오후 4시께는 5분여 동안

투표권 발급이 중단되고 3번 단말기가 고장을 일으키는 등 당초 예상보다 지연됐다.

이에따라 김 선관위원장은 마이크를 통해 장내를 정리하고 투표 진행상황을 조

율하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했다.

2시간여만에 투표 종료선언후 6분여만에 컴퓨터가 집계한 개표 결과가 영상을

통해 공개되자 대의원들은 난생 처음 경험하는 전자투표의 효과에 놀라움을 표시했

다.

이날 행사장에는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와 자민련 총재인 이한동(李漢東)

총리가 축하 화환을 보냈다.

#김대중 민주당 총재의 연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0일 새천년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은 '8.15 경축사'에서 천명한 국정2기 청사진을 재확인하면서 당이 개혁

과 정치안정, 남북 화해협력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김 대통령은 '국정1기'를 '새천년민주당 정권 1기'로 표현하면서 6개월전

출범한 '민주당호'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21세기 화합의 정치를 만들어 나가는데

총력을 다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대통령은 또 민주당을 '개혁적 민주정당', '구국의 정당', '민족양심세력이

주류를 이루는 정당'임을 강조, 최근의 위기 상황에 당당하게 대처하는 '강한 정당'

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을 우회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우선 김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례적으로 현 정치상황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여야가 하루속히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相生)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참으로 국민 보기가 민망하고 부끄럽다"며 "수많은 민생현안이 산

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파행과 공전이 되풀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강행통과도 폭력저지도 모두 배척하고 법절차에 따라 국회를

운영하는 것만이 국회의 정상화와 정치의 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

이라며 "국회가 하루속히 정상의 궤도를 찾도록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구한다"

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비용 실사 개입' 논란이 윤철상(尹鐵相) 의

원의 실언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이를 빌미로 국회를 보이콧하며 대여 강경투쟁으로

치닫고 있는 야당도 각성하고 조속히 국회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또 김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개혁의 지속적 추진에도

많은 부분이 할애됐다.

김 대통령이 교통사고.환경오염.불량식품 등 무고한 사람들의 안전과 생명에 위

해를 가하는 행위를 '3대 반공익사범'으로 규정하고 "이를 근절시키는데 최선을 다

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이와함께 김 대통령은 현안인 의료계 폐업 사태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고충을 잘

알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의료인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의약분업의 조기 정착 의지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개혁과 관련해 "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살기위한 절대조건"

이라고 규정하고 "개혁이 지체되면 더 큰 고통과 경제적 사회적 파탄을 가져오게 된

다"고 말했다.

남북간 화해.협력에 대한 언급도 김 대통령은 빼놓지 않았다.

새로운 남북관계와 국내외의 여론을 감안해 국가보안법을 대폭 개정하고 무고.

찬양.불고지죄 등 인권 침해논란이 있어온 조항은 법 개정전이라도 최소한으로 적용

하며, 안보처분 제도도 개선해야 한다는 김 대통령의 지론은 이번 연설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 국내 보수진영에서 줄곧 요구해온 국군포로와 납북

자 송환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통령은 "정부는 지금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는 박재규(朴在圭) 통일부 장관이 2차 장관급 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떠나기전

에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하지만 김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 문제

에 대해 남북이 협상을 통해 전향적인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김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최고위원 경선을 당내 민주화의 성공으로 평가

하면서 "누가 가장 사심없이 당과 국민에게 봉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민과 당원

의 신뢰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최고위원 가운데서 '차기' 대권 후보가 나올 수 있음을 암시한 것이라는

의미와 함께 앞으로 후보자들이 어떻게 처신하느냐에 따라 후보 결정 여부가 판가름

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대통령 연설문=국민의 정부가 출범한지 2년반이 지났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우리는 국정 전반에 걸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새천년민주당 정권의 지난 제1기는 인권보장, 외환위기극복, 정보화 추진, 남북

화해시대 개막 등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렸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점은 있습니다. 4대개혁의 미완성, 정치의 불안, 집단적 이

기주의, 도덕적 해이, 서민층의 어려운 경제사정 등이 우리의 반성과 분발을 촉구하

고 있습니다. 앞으로 제2기에 있어서는 더한층 헌신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 민주당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라는 당의 3대 이념을

바탕으로 다음의 5대 과제를 반드시 이루어야 합니다.

첫째, 명실상부한 인권국가, 민주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인권의 철저한 보장

을 위해서 인권법이 조속히 마련되어야겠습니다. 새로운 남북관계로 보거나, 국내외

의 여론에 비추어 국가보안법을 대폭 개정해야겠습니다.

반부패기본법의 제정으로 맑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 4대개혁의 완성과 지식정보화로 세계일류국가로 도약해야 합니다.

4대 개혁을 취임 3년째가 되는 내년 2월까지 반드시 성공적으로 이룩하여 우리

경제를 튼튼한 안정성장의 기반 위에 올려놔야겠습니다.

정보.통신산업과 생물산업 등 첨단 신산업을 육성하고 자동차.철강.섬유 등 기

존사업도 정보화와 접목,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지식정보강국을 이룩해야겠습니다 셋째, 생산적 복지를 정착시켜야만 합니다.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정보화 교

육 등 능력 개발을 통해 중산층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4대보험을

내실화해야 합니다. 의약분업도 조기에 정착시켜야 합니다.

정부는 의료계, 특히 젊은 의료인들의 고충을 잘 압니다. 지금 개선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의료인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가고 대화로써 모든 것을 풀어야 합니

다. 그러나 집단이기주의나 불법.폭력은 나라의 안전을 위해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는 것을 확실히 밝히고자 하는 바입니다.

특히 저는 오늘을 기해서 교통사고, 환경오염, 불량식품 등 무고한 사람들의 안

전과 생명에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3대 반공익사범으로 규정하고 앞으로 이를 근절

시키는데 총력을 다할 것임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넷째 국민대화합을 이뤄내야만 합니다.

남북간에도 화해와 협력이 시작되고 있는 이 마당에 우리 내부에서의 지역과 계

층, 세대간의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수많은 민생현안이 산

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는 파행과 공전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여야는 하루속히 대화와 타협으로 상생의 정치를 복원해야만 합니다. 정치의 정

상화는 국회의 정상화에서 비롯됩니다.

마지막으로 남북이 평화와 교류 속에 민족상생의 시대를 이룩해야 합니다.

1천만 이산가족들이 상봉면회소와 서신왕래 등을 통해서 서로 생사를 확인하고

상봉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국군포로와 납북어부를 위해 정부는 지금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모든 이산가족이 한 사람 빠짐없이 그 소원을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은 힘닿는 데까지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남북 경제협력은 남북 양측의 경제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입

니다. 경의선이 이번 추석 직후에 착공됩니다. 경원선도 조만간 연결될 것입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생산적 복지를 3대이념으로 삼아 중산층과 서민

의 권익을 대변하는 유일한 개혁적 국민정당임을 주장하고자 합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 당선된 최고위원 여러분도 모두 단합해서 새천년민주

당 정권의 집권 2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누가 가장 사심없이 당

과 국민에게 봉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민과 당원의 신뢰가 좌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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